경찰 18명 적발해 1명 구속
피해자만 1만8000명 넘어
화장품을 허위ㆍ과장 광고해 900억 원을 편취한 무 등록 다단계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피해자만 무려 1만8,000명이 넘는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사기 등의 혐의로 A업체 대표 박모(54)씨를 구속하고 이모(52ㆍ여)씨 등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박씨 등은 지난 2013년 2월 수원시 장안구에 다단계 화장품 판매회사를 차린 뒤 자신들이 만든 제품이 “안면 마비 완화나 사각 턱 교정, 여드름 제거 등에 좋다”고 속여 최근까지 1만8,440여 명에게 모두 910억여 원어치를 팔아 넘긴 혐의다.
이들은 1세트 5만2,000원짜리 화장품을 8배나 비싼 42만3,000원에 판매하면서 다른 회원을 모집해 오면 전체 매출액의 10~43%를 후원수당으로 되돌려주겠다고 꾀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원 등급을 모두 5단계로 나눠 자신과 하위 회원의 판매액에 따라 등급과 수당을 올려주는 식이었다.
박씨 등은 자신들의 회사가 코스닥에 상장되면 수년 내에 주식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회원들을 현혹, 화장품 구매 형태의 투자를 유도하기도 했다. 전체 피해자 가운데 110명은 사탕발림에 속아 무려 2억∼10억 원을 뜯기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화장품 판매가 어려워지자 환불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판매회원으로부터 신고를 받아 박씨 일당을 검거하고 여죄를 캐고 있다. 이들이 판매한 화장품에 유해 성분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편취한 돈을 부동산 구매자금 등으로 사용했다”며 “피해자는 대부분 50∼60대 여성으로 많은 수익을 낼 줄 알고 대출을 받아 화장품을 샀다가 가정이 파탄하는 등 낭패를 봤다”고 전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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