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도시 미관을 해치는 전봇대와 송전철탑 등 전기 설비들을 땅 속으로 옮기는 지중화 작업에 2018년까지 총 2조5,5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시민들의 통행 불편을 해소하고, 재해나 사고 위험도 줄이기 위해서다.
먼저 한전은 배전과 송전 지중화에 각각 6,600억원과 600억원을 투입한다.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는 송전철탑과 송전선로를 거쳐 변전소로 간다. 변전소에서 전압이 줄어든 전기는 전봇대와 배전선로를 거쳐 220볼트로 조절돼 가정으로 들어간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기존 송배전설비를 지중화하려면 지방자치단체와 한전이 비용을 50%씩 부담해야 한다. 한전은 지자체의 지중화 요구를 적극 반영하기 위해 송전 지중화 지자체 분담금 장기분할상환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는 송전 지중화 사업 완료 후 50%의 분담금을 5년간 무이자로 나눠 갚을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한전은 배전 지중화 사업 선정 기준도 완화했다. 당초 배전 선로 지중화를 요청한 지자체는 산업부 고시에 따라 한전이 평가한 점수가 50점을 넘어야 사업 대상이 됐지만 기준 점수가 40점으로 낮아졌다.
한전 관계자는 “제도 도입 후 순천ㆍ광주ㆍ강릉시와 송전 지중화 사업을 확정했고, 대구ㆍ인천ㆍ제주ㆍ군산ㆍ울산과도 협의 중”이라며 “지역별 지중화 요구를 대부분 수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외에 한전은 지중화 송전설비 건설과 신개념 배전스테이션 구축에 각각 1조7,000억원, 1,300억원을 투자한다. 신개념 배전스테이션은 도심 건물 지하에 전력설비를 설치하고 지상엔 문화ㆍ복지 공간을 조성하는 것으로, 올해 서울과 광주 지역에 시범 도입한 뒤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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