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현직 사령탑 중 가장 오랜 시간 한 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아르센 벵거(67) 아스날 감독의 ‘집권’이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25일(한국시간)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에 따르면 스탠 크론케(69) 아스날 구단주는 이날 클럽 정기 주주총회에서 “내가 구단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큰 이유 중 하나가 벵거 감독이다. 그의 꾸준한 팀 운영을 보고 아스날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올해로 아스날 사령탑 20년째인 벵거 감독의 계약 연장 여부가 관심사다.
벵거 감독은 1996년 아스날을 맡은 뒤 세 차례 EPL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특히 2003~04시즌에는 1888~89시즌 프레스턴 노스 엔드(현재 2부 리그) 이후 115년 만에 무패 우승(26승 12무)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후 아스날은 낡은 하이버리 경기장을 대신해 3억9,000만 파운드(약 5,400억 원)를 들여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신축했고 재정 적자에 시달렸다. 이로 인해 선수 수급이 어려워지자 벵거 감독은 스타를 내보내고 신인을 육성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매 시즌 EPL 4위 이내의 성적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놓치지 않는 지도력을 보여줬다. 꾸준히 팀을 관리해온 벵거 감독 덕분에 아스날은 적자에서 벗어났고 거액을 들여 2013년 메수트 외질(28), 2014년 알렉시스 산체스(27)와 같은 스타들을 영입할 수 있었다. 벵거 감독은 2014년 아스날과 3년 계약을 연장했다. 지난 1일이 그가 아스널 지휘봉을 잡은 지 꼭 20년 되는 날이었다. 크론케 구단주는 “지난 20년은 매우 자랑스러운 시간이었다. 벵거는 우리에게 헌신과 활력을 보여줬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크론케 구단주는 주주총회가 끝난 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알렉스 퍼거슨(74) 감독의 후임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벵거는 훌륭한 감독이다. 그런 감독을 교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벵거 감독이 2003~04시즌 이후 EPL 우승이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아스날에 엄청난 영향을 줬다”며 여전히 신뢰했다.
아스날은 올 시즌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과 승점 20으로 동률이지만 골득실(맨체스터 시티 +11, 아스널 +10)에서 한 골 밀려 2위다. 아스날은 8월 15일 안방 개막전에서 리버풀에 3-4로 지며 불안하게 시즌을 출발했지만 8월 21일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뒤 이후 한 경기도 패하지 않았다. 이 기간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모든 경기에서 9승 3무다.
칩스 케직(76) 아스날 회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적절한 시기에 벵거 감독과 함께 미래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주주들에게 밝혔다.
정진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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