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과 경선 내내 접전을 펼치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향후 ‘클린턴 정권’에서 내부 견제자 역할을 자처할 것임을 밝혔다.
샌더스 의원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클린턴이 승리할 경우 자신의 행보에 관한 구상을 발표했다. 경선 패배 이후 클린턴 유세에 종종 동참한 것 이외에는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던 샌더스 의원은 최근 클린턴의 승산이 높아지면서 연방 최저임금 인상, 공립대학 학비 무료화 등 자신의 진보정책 입법에 힘쓸 것이란 의사를 밝혔다.
샌더스 의원은 특히 주요 공약이었던 금융개혁 추진을 위해 재무장관 인사에 촉각을 세웠다. 그는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이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 분노를 표하며 “금융개혁을 집행, 감독하는 중요 규제 역할에 노회한 월가 인물을 임명하면 두고 보지 않겠다”고 지적했다.
샌더스 의원은 클린턴이 공화당에 타협적 자세를 취할 경우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보냈다. 그는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한다 해서 집권 첫날부터 타협을 고려하는 것은 절대 당연하지 않다”며 "민주당은 타협에 앞서 미국인을 우리의 구상에 집결시키고, 공화당이 중산층에 이익이 될 구상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무거운 정치적 대가를 치를 것이란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클린턴의 대선 승리와 함께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될 경우 샌더스 의원은 예산위원장 혹은 건강ㆍ교육ㆍ노동ㆍ연금 위원장으로 임명돼 상당할 정책 결정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샌더스 의원 스스로도 “22개주 선거에서 (클린턴을) 이겼으며 46%의 대의원과 총 1,340만 표를 얻었다”며 “미국의 미래인 젊은이들이 내게 준 힘을 사용하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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