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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경쟁률 끌어올리려 건설사까지 꼼수…정부 규제완화가 거품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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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경쟁률 끌어올리려 건설사까지 꼼수…정부 규제완화가 거품 키워

입력
2016.10.25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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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정부의 청약통장 조건 완화가 청약 경쟁률의 거품을 키워 부동산 시장의 과열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설사와 분양대행사 등도 의도적으로 청약 경쟁률을 끌어올리는 꼼수를 부리면서 수천만원의 분양권 웃돈과 고분양가 등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어 정부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건설사들이 청약률을 부풀리기 위해 단지를 블록별로 쪼개서 청약 날짜를 다르게 하거나, 같은 날 청약을 실시하고 당첨자 발표일을 다르게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 지난 6일 청약을 받은 '동탄2 사랑으로 부영 2차'는 3개 블록으로 나눠 청약을 받았지만 당첨자 발표는 3일에 나눠 실시해, 하나의 통장으로 세 번의 청약이 가능토록 했다. 이 곳은 2,51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6만5,806명의 청약자를 불러 모으며 26.1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복 청약이 가능해 실제 수요보다 3배 가까이 부풀려졌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동탄2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소는 "청약자들이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세 군데 모두 중복 청약을 했을 것"이라면서 "청약경쟁률이 높아지면 웃돈이 많이 붙어 분양권 전매도 늘어나고 부동산 시장도 과열된다"고 전했다.

소형 평면 위주로 주택을 구성하고 평면을 A·B·C·D·E·F로 세분화 해 인기 평면의 경우 3~4가구만 공급해 청약률을 극대화 시키는 방법도 사용된다. 10가구 공급에 1,000명이 몰리면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셈이다. 분양대행사를 동원해 텔레마케팅 등을 통해 고객을 끌어 모으거나 부동산중개업소, 떴다방 등을 통해 미리 사놓은 1순위 통장으로 청약률 허위로 높이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청약률을 높이는 이유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미분양을 막기 위함이다. 분양 대행사 입장에서는 청약률이 높아 미분양이 적으면 건설사로부터 계약금을 많이 받을 수 있다. 공인중개사는 청약률이 높아 분양권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면 그만큼 분양권 전매를 통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투기 세력은 분양권 전매를 통해 시세 차익을 얻는다.

하지면 결국 이로 인한 피해는 실수요자들에게로 돌아간다. 입지가 안 좋거나 개발 가능성이 없는 대단지임에도 건설사에서 청약 경쟁률을 높여 실수요자들을 끌어들일 경우 나중에 입주할 때 소비자들이 거주의 불편함을 그대로 끌어 안아야 한다. 또한 높은 청약률에 이끌려 웃돈을 주고 분양권을 매입했지만 정작 입주 시점에 가격이 떨어져 손해를 보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에서도 최근 분양 시장이 과열되면서 청약통장 1순위 자격조건을 다시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외에도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고, 재당첨을 일정 기간 금지하는 등 청약 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처방을 검토 중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건설사 등에서 꼼수를 통해 과도하게 올린 청약 경쟁률이 부동산 시장을 과열시키는 원인 중 하나"라면서 "정부가 적극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하지만 인력 부족 등을 핑계로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박관규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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