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위관료가 24일 북한을 전격 방문했다. 북한의 제5차 핵실험 도발 이후 국제사회에서 추가 대북제재가 논의되는 와중이라 방중 목적과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중(북한ㆍ중국) 국경공동위원회 제3차 회의에 참가할 류진민(류전민ㆍ劉振民) 외교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대표단이 24일 평양에 도착하였다”고 보도했다. 류전민 부부장의 방북과 관련, 우리 외교부는 “북중 간 국경문제 논의가 주된 목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국 측으로부터 방북 사실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류 부부장이 북중 접경지역 관리 문제 논의차 방북했다지만, 실제 양측 간 논의 과정에서는 북한 핵 문제를 포함한 북중관계 전반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실효성 있는 대북제재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류 부부장의 방북이 향후 추가 대북제재 논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북중관계는 올해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으로 급랭했지만 이달 초 중국의 건국 67주년 기념일(국경절)을 맞아 양측이 잇따라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등 일정 수준의 교류는 지속되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번 류 부부장의 방북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대북)제재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중국이 북한과의 통상적인 교류를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과 중국 모두 어느 한 쪽의 초청 형식을 피하면서도 여러 현안에 대한 의중을 주고받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든 셈”이라며 “최근 북미 간 접촉을 포함해 한반도 정세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중국 고위 관료의 방북은 올해 2월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에 이어 8개월여만이며 5차 핵실험 이후로는 처음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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