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환자 85%가량 수술ㆍ시술 않고 보존 치료로만 회복
요추 추간판 탈출증(척추 디스크)이 생기면 대부분 시술이나 값이 비싼 시술을 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디스크 치료를 위해 수술이나 고가의 시술을 하지 않고 간단한 신경치료와 약물치료, 자세 교정만으로 치료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디스크는 척추 사이의 추간판이 노화되면서 젤 타입의 물렁물렁한 수핵이 질긴 테두리인 섬유테를 뚫고 빠져 나와 생기는 병이다.
홍성준 강동성심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2012~2014년 3년 동안 거대 척추 디스크가 발생했지만 운동신경 손상이 없는 28명의 환자에게 보존적 통증 치료를 한 결과, 24명(85.7%)에게서 디스크 크기가 평균 59%(30~100%) 줄었고, 이 가운데 4명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올해 8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논문인 ‘통증 물리학(Pain Physician)’지에 실렸다.
평균 치료기간은 9개월(2~30개월)이였지만 치료 시작 2주 안에 환자의 통증 정도는 3분의 1로 감소했다. 디스크 크기가 달라지지 않은 4명도 수술이 필요 없을 정도로 통증이 줄어 경과를 관찰 중이다.
디스크가 자연 흡수되는 이유는 뭘까. 인체는 탈출된 수핵을 외부 이물질로 인식한다. 이에 대한 면역체계를 가동해 면역세포(대식세포)가 탈출한 수핵을 먹어버린다. 심지어 디스크가 크면 클수록 주변 혈류에 더 많이 노출돼 면역세포가 더 활발히 작용해 치유 효과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교수는 “인체에는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힐링(Healing) 메커니즘’이 있으며 탈출한 디스크 역시 보존 요법을 통해 지속적으로 통증을 관리하고 일상생활의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면 대부분 자연 치유될 수 있다”고 했다. 홍 교수는 따라서 “다리를 움직일 수 없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등 중증 신경학적 이상이 없는 환자에게 수술부터 고려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큰 디스크라도 통증만 줄일 수 있다면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다”면서도 “아무리 작은 디스크라도 통증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환자는 쉽게 고가의 시술이나 수술 등의 유혹에 빠지므로 의사는 환자의 통증 해소를 최우선 목표로 해서 치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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