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에는 추임새가 있다. 북 치는 고수가 옆에서 추임새를 붙여주는데 ‘얼쑤’, ‘좋다’ 등의 표현은 소리판을 이끌어 가는 중요한 요소다. 이런 감초 같은 표현이 없으면 판소리는 다소 지루하게 들릴 것이다. 영어의 대화에서도 추임새가 있는데 한국인은 speaking을 잘하는 사람도 이 부분은 취약한 편이다.
대화를 듣고 있으면서 침묵을 지키는 것은 예의가 아니기 때문에 이따금씩 ‘yeah’, ‘uh-huh’, ‘Sure’, ‘Indeed’, ‘You can say that again’ 같은 맞장구를 쳐줘야 한다. 쌍방인 대화에서 한 사람만 speaking을 할 때 어색하기 때문에 옆에서 반응을 해주는 것이다. 이를 back-channel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전면에 나서는 표현이 아니라 은연 중에 보조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다른 용어로는 response tokens, reactive tokens, minimal responses, continuers, feedback등으로 불린다. 영어의 추임새란 대화를 부드럽게 흘러가도록 돕는 보조 언어다.
영어에서 추임새 표현은 수 백 가지에 이르는데 이는 speaking 때만은 아니다. 문자 통신으로 하는 twittering에서도 이와 유사한 보조어가 41%나 쓰이고 대화 내용은 38%정도로 쓰인다. 실제 대화보다는 보조어가 더 많다는 뜻이다. 특히 영어에서 가장 대표적인 추임새 표현은 ‘uh-hm’, ‘uh-huh’ 인데 그 억양에 따라 부정이나 긍정이 되기도 한다. ‘nn-hn’, ‘nyeah-nyeah’ 같은 말도 나오고 ‘that’s true’, ‘right, yeah’, ‘Well, I mean, yeah’, ‘I see’ 등도 비슷한 기능을 한다. ‘wow’, ‘huh’, ‘un-kay’도 있다. 부정어의 경우도 no는 물론이고 ‘naw’, ‘naa’, ‘neeu’등도 곧잘 쓰인다.
일본어에서 ‘소 데스네’(I see), ‘소 데스까’(Is that so?), ‘나루호도’(that’s right) 등도 유사한 기능을 하고 있고 맞장구를 뜻하는 아이즈치(相槌)라는 명칭이 따로 있다. 불어의 ‘oui’, ‘humhum’나 독일어의 ‘ah’, ‘ja’, ‘nein’ 등도 모두 추임새 표현이다. 대화 도중에 흥겨운 톤으로 ‘Yup, I gotcha!’라고 말해주지는 못할지라도 최소한의 맞장구는 청자의 매너이고 의무다.
화자가 말하는 all right, you know, you see, 등도 있고 yes, yeah, right, fine, OK, alright, I see 등처럼 한 두 단어가 흔하지만 가끔은 I know, True도 좋고 반대 의견을 피력할 때는 ‘Says who?’, ‘Say what?’등도 유용하다. 그 동안 교과서 적인 응답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How are you doing?’이나 ‘Hey, what’s up?’, ‘How’s it going?’에 색다른 응답으로 추임새 표현을 써 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Fine, thank you, and you?’ 대신 ‘You alright?’으로 응대하는 것도 일종의 back-channelling이다. 일상 대화에서 ‘Really?’ 같은 식상한 표현보다는 십여 개의 추임새 표현을 기억했다가 사용하면 청취가 잘 되지 않아도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다. 나아가 discourse markers(연결보조어)나 fillers(보충표현) 등과 함께 추임새 표현을 사용하면 대화는 한결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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