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가 총상금 925만 달러(약 105억원) 규모로 치러진다. 이는 4대 메이저대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950만 달러의 총상금이 걸린 월드골프챔피언십(WCG)에 맞먹는 ‘특급’ 대회 규모이다.
CJ그룹은 24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2017년 10월 PGA 투어 정규대회 개최를 위한 협약식을 열고 “2026년까지 10년간 국내에서 PGA 투어 정규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회 공식 명칭은 ‘더 CJ컵@나인브릿지’다. 대회 일정은 내년 10월16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CJ그룹이 운영하는 제주 서귀포 나인브릿지 또는 경기 여주의 해슬리 나인브릿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총상금 규모는 내년 첫 대회 925만 달러(약 105억원)로 확정됐고 이후 증액도 고려 중이다. 우승 상금은 통상 총상금의 20% 정도로 2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PGA 투어 정규 대회 상금규모가 보통 600만~700만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1,000만달러 수준인 4대 메이저대회를 제외하고 최고 수준의 대회다. 최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CIMB 클래식의 총상금 규모는 700만 달러였다.
참가 선수는 78명으로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랭커 60명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소속 등 18명이 출전한다. PGA 투어 사무국과 협의를 통해 최소 10명 이상의 한국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회는 총 4라운드 스트로크 방식으로 컷 오프 탈락 없이 진행된다. 우승자에게는 페덱스컵 포인트 500점, 2년간 PGA 투어 출전권이 주어진다.
KPGA 투어에서 뛰는 국내 선수 중 몇 명에게 출전기회가 주어질지 미지수지만 PGA 투어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 국내 선수 출전 자격은 일정 기간 대상 포인트나 상금 순위 상위 선수들에게 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 동안 한국에서 PGA 투어 이벤트가 열린 적은 있지만 정규투어는 이번이 처음이다. 2004년 제주 중문 골프장에서 PGA 투어 공인 대회인 신한코리아골프챔피언십이 한 차례 열렸다. 이후 2010년 챔피언스(시니어)투어 포스코건설송도챔피언십에 이어 지난해 PGA 투어가 주관하는 대륙 대항전 프레지던츠컵이 인천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치러졌다.
CJ컵은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3번째 정규 투어다.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PGA 정규 투어는 CIMB클래식(말레이시아)과 월드골프챔피언십(WGC)이 주관하는 HSBC챔피언스(중국 상하이)뿐이다.
따라서 이번 PGA 정규 투어 개최 확정으로 국가브랜드 제고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PGA 투어는 세계 220여개국에 중계되면서 골프장은 물론 관련 산업, 개최지역 관광 랜드마크 및 국가문화까지 전세계로 전파된다. PGA 투어 사무국은 이번 대회 개최로 미디어 노출과 광고효과 등을 포함해 경제적 파급효과가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지난 2002년부터 4년간 국내 최초로 개최한 LPGA 투어 CJ나인브릿지 대회는 한국여자골프를 세계 정상으로 만드는데 밑거름이 됐다”며 “이제 더 CJ컵@나인브리지를 통해 국내 남자 골프 유망주들이 세계무대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련 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게 적극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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