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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끼어들자… 美ㆍ中 다시 남중국해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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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끼어들자… 美ㆍ中 다시 남중국해 신경전

입력
2016.10.2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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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의 환대를 받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의 환대를 받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미군 ‘항행의 자유’ 작전 재개

친중 행보 두테르테 견제 의도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항행(航行)의 자유’ 작전을 재개하며 미중 갈등이 다시 불붙고 있다. 약 6개월 만에 재개된 미국의 무력 시위는 노골적으로 중국에 밀착하는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결코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셈이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게리 로스 대변인은 미군 구축함 디케이터호가 전날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군함을 항해시켰으며 이번이 네 번째 작전이다. 디케이터호는 이날 중국이 실효지배중인 파라셀 군도 내 우디섬과 트리톤 섬 사이 수역을 지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中 “전향적 상태에 혼란” 비난

필리핀과 관계 개선 한껏 활용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고의적 도발 행동”이라고 강력히 비판한 뒤 “미군 함선이 제멋대로 중국 영해에 들어와 중국 해군 함선 2척이 즉각 대응해 영해 밖으로 쫓아 버렸다”고 밝혔다. 우첸 대변인은 또 “앞으로 필요할 경우 해당 지역에서 항공 및 해상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미 해군의 무력 시위는 친중 행보를 보이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미국과 필리핀은 70년 우방 관계지만 최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념하는 ‘마약과의 전쟁’을 인권 침해를 이유로 강력 비판하며 관계가 틀어졌다. 앞서 18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에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며 “더는 미국의 간섭이나 공동 군사 훈련은 없다” 고 반미 감정을 표출했다. 또 필리핀-중국 경제포럼에서는 “미중 사이에서 중국을 선택할 것”이라며 친중행보를 분명히 했다.

특히 두테르테 대통령은 남중국해 문제에서도 중국과 밀착하며 미국의 대 중국 견제 스텝을 꼬이게 만들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중국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은 7월 국제 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을 무시하는 대신 당사국들과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주장해 왔다. 미국과 베트남 등은 이에 반발해 왔는데 두테르테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대화와 협상으로 분쟁을 해결하자’고 덜컥 합의한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재개하며 ‘남중국해 문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강경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반면 중국은 필리핀과의 관계 개선 국면을 한껏 활용하고 나섰다. 우첸 대변인은 “현재 남중국해 정세는 이 지역 국가들의 노력에 의해 전향적인 상태가 됐다”며 “미 함선이 중국 영해에 들어온 것은 미국이 남중국해의 안정을 해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알몸의 질주’로 비유하며 “미군 구축함의 겁 없는 질주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의식해 남중국해에서 영향력을 과시하고 혼란을 조장하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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