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은 말레이시아에서 북미간 비공식대화가 이뤄지자 향후 양측 정부간 접촉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국 정부가 대북 강경발언을 내놓는 이면에서 북핵 문제 타결을 위한 새로운 물밑접촉 가능성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교도(共同)통신은 쿠알라룸푸르의 한 호텔에서 21,22일 이뤄진 비공식대화를 통해 북한은 대선후 미국의 대북정책 행방을 탐색하려 했으며, 이번 접촉이 당국간 교섭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아사히(朝日)신문도 북측이 내년 출범하는 새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모색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23일 전했다. 아사히는 북한의 한성렬 외무성 부상 일행이 자국의 안전보장 우려를 표시했으며, 리언 시걸 미국사회과학원(SSRC)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 등은 미국 새 정부에 정책제안을 할 의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특히 일본 언론은 북측 참석자였던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가 미국측 요청에 따라 접촉이 이뤄졌다고 밝힌 점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측 시걸 국장은 현지에서 대화가 끝난 뒤 “민간입장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미국 새 정부와의 공식협의가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아사히는 다만 한미 정부가 이번 회담은 정부입장과 무관하다며 대북정책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르면 연내라도 미국본토까지 도달하는 핵 미사일 실전배치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한미 당국은 북한이 새로 들어설 미국정부에게 핵 군축협상을 제의하는 한편, 주한미군 철수 및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을 촉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은 현재 억류중인 미국인 2명에 대한 영사면담을 거부하며 미국 측 항의를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는 북한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올 7월 미국과 모든 외교접촉을 차단하겠다는 외무성 성명을 실천하는 차원이며 미국은 국제조약 위반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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