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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장은 시민 놀이터... 서울시가 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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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장은 시민 놀이터... 서울시가 달라져야"

입력
2016.10.2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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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실구장 전경.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스포츠산업진흥법 하위법령 개정의 핵심 중 하나는 프로 구단이 자체적으로 구장을 활용한 사업을 펼쳐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시민들의 놀이터'인 프로스포츠 경기장은 그동안 사실상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세입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진흥법 개정을 통해 구단이 자체 수익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했다. 그러나 개정안 실행을 위해서는 각 지자체의 조례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문체부는 '지자체 스포츠산업 표준조례안'까지 제공하며 개정을 독려하고 있다.

이런 과정의 중심에 서 있는 곳은 바로 서울시(시장 박원순)다. 서울시는 현재 야구(잠실구장) 축구(서울월드컵경기장) 농구(잠실체육관) 배구(장충체육관) 등 프로 경기장을 운영하고 있다.

<잠실야구장>

서울시는 잠실야구장을 통해 매년 100억원 이상의 수입을 거둬들인다. 프로야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구장 내 광고 수입도 크게 늘어났지만, 그동안 홈 구단인 두산과 LG는 그 돈을 한 푼도 챙길 수 없었다. 구장 광고권과 운영권을 서울시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광고대행업체를 통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두 구단 합해 103억5,000만원씩을 받도록 계약했다. 또 구장 내 매장 임대수수료를 포함한 야구장 사용료를 두 구단 합해 매년 25억원가량 받고, 연간 10억~15억원 정도의 주차장 수입도 올린다.

2017년부터는 두산과 LG가 일정 정도의 광고 수입을 가져갈 수 있도록 조례가 개정되기는 했으나, 두 구단 입장에서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는 생각이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고척스카이돔 개장을 계기로 조례가 수정돼 내년부터는 잠실의 두 구단이 공개입찰을 통해 광고 수입의 일부를 취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금액 면에서 구단 측의 수입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흥법 개정이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으려면,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이 프로 경기장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프로야구 관계자는 "지자체는 야구장에 대해 세입 측면에서 돈을 벌어간다는 생각에만 매몰돼 있는 것 같다"며 "구단의 기여도 등을 적정하게 평가해 지자체와 야구단이 구장 수익을 합리적으로 분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의 행복 증진과 경제 발전이라는 취지를 살려 서울시가 스포츠산업진흥법 하위법령 개정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애 대해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조례 개정은 더 고민을 해봐야 한다. 스포츠산업진흥법에 따라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조례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있다. 하지만 서두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올해까지 여러 의견을 들어보고 구상을 한 뒤 내년 상반기 정도에 공감대가 형성되면 조례안을 만들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시가 구장 사용료를 받아야 재투자도 되고, 공연이나 행사, 프로스포츠를 균형 있게 발전시켜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며 "서울시는 나름대로 프로스포츠 쪽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고척스카이돔 전경. /사진=임민환기자

<고척스카이돔>

넥센은 국내 최초의 돔 야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 입주하기 전까지는 꽤 오랜 시간 진통을 겪었다. 핵심 중 하나는 광고권이었다. 이 문제는 지난해 7월 서울특별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서울특별시립체육시설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통과시키면서 한시적으로 해결됐다. 개정안에 따라 야구장 광고 수익의 일정액을 구단이 가져간다. 하지만 개정안은 2017년까지로 시한이 정해져 있다. 고척돔 입주 전 넥센이 걱정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2017년 이후에는 프로 구단이 홈구장으로 쓰는 경우에 한해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서울시는 홈 구단과 계약을 하고, 구단이 다른 광고업자들에게 입찰을 받는 식이다. 그렇게 되면 광고 수입이 투명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는 야구장에서 생긴 수입을 50%정도 야구 발전을 위해 재투자하도록 조례에 넣어놨다. 서울시만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는 조례"라고 말했다.

넥센 구단은 고척돔 입주 전까지 서울시와 줄다리기를 이어왔지만, 지금은 보조를 잘 맞춰가고 있다고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서 협조를 해주려고 애쓰고 있다. 업무협조도 원활하게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척돔 개장 당시부터 지적됐던 전광판도 교체될 예정이다. 고척스카이돔 메인 전광판의 크기는 가로 22.40m, 세로 7.68m다. 올 시즌 SK가 설치한 빅보드(가로 63.398m, 세로 17.962m)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

서울시 측은 "현재 고척돔 전광판의 글자가 잘 안 보이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큰 사이즈로 내년 2월 말까지 새 전광판으로 바꿀 계획이다"고 말했다. 전광판의 위치도 현재 가운데 외야 상단에서 1루와 3루 양쪽 측면에 각각 하나씩 설치하는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니 1, 3루 측면에 달 경우 관중들에게 더 잘 보인다고 해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지금의 전광판이 있는 자리가 관중석으로 메워지면 400~500석이 더 늘어날 수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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