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대가 국내 최초 주간문예지 ‘태서문예신보(泰西文藝新報)’를 24일 일반에 공개한다.
23일 선문대에 따르면 개교 30주년을 맞아 24일 ‘책에게 길을 묻다’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지난 1918년 9월 26일 창간한 태서문예신보를 대학 중앙도서관에서 전시한다.
태서문예신보는 창간 이후 이듬해 2월 17일까지 통권 16호를 끝으로 발행이 중단됐다. 순 한글 타블로이드판 8면으로 제작됐으며 장두철, 김억, 황석우가 편집에 참여해 주로 번역했다.
태서문예신보는 창간호에서 태서(서양)의 유명한 소설, 시, 산문 등을 충실하게 번역해싣겠다고 밝혔다. 창간호부터 서구문학 작품과 사조에 관한 글을 주로 게재했다. 코넌 도일의 ‘충복’, 이반 투르게네프의 ‘밀회’ 등 번역소설과 폴 베를렌이나 레미 드 구르몽 등 프랑스 상징파 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소개했다. 또한 백대진의 ‘뉘우침’ 김억의 ‘봄은 간다’ 등 창작시와 ‘최근 태서문단’ ‘시형의 음률과 호흡’과 같은 평론도 실었다. 김억은 이 잡지에 발표한 번역시를 모아 1921년 한국 최초의 번역시집인 ‘오뇌의 무도’를 펴냈다.
태서문예신보가 소개한 번역시들은 한국시가 신체시를 벗어나 근대적 시 형태로 발전하는 데 많은 영향을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문대는 태서문예신보 공개와 함께 귀중 도서 50여점을 전시하고 정보검색대회, 책속 보물찾기, 국제 4대 영화제 입상작품 상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27일에는 소설가 한승원을 초청해 만남의 시간도 갖는다.
윤주학 중앙도서관 관장은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고 공부하는 이미지를 벗어나 복합문화공간으로 인식되길 바라면서 이번 행사를 개최했다”며, “학생, 교직원 및 지역 주민들의 도서관 이용이 활성화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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