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이게) 나이롱고기야. 먹어봐. 나이롱고기가 뭔지 니는 아직도 모리나(모르나). 곰치잖나, 곰치. 곰치를 꾸덕꾸덕하게 말리면 그기 나이롱고기야. 요즘은 곰치가 없어서 나이롱고기도 없어. 한경이네 알지? 그 집 둘째 미경이가 저기 남해에 뭔 섬에 살어. 펜션을 해. 가가(걔가) 거서(거기서) 말려 갖고 지 집에 보냈는데 가 엄마는 거를(그거를) 못 먹어. 그래 갖고 곗날에 내가 가주오라(가져오라) 했어. 다싯물 다 가주 가서 내가 쪼라줬지(조려줬지). 엄마들이 한 번씩 먹어보더니 달부(전부) 없어졌지 뭐이. 맛있거든. 여(여기) 여자들은 나이롱고기를 암토(아무도) 몰라. 그래 처음 먹어본 거라. 아이고야, 뭐가 이래 맛있나, 하면서 홀뜨락 다 먹었어. 옛날에는 미경이가 나이롱고기를 보내주면, 앗쏘(여기 있어요), 형님 드셔, 이라더만 인제 고마 안 줘. 내가 쪼라먹는 걸 가르쳐줬더니 인제 지가 그래 해먹거든. 개이(괜히) 가르쳐줘서야 아까워 죽겠잖나. 고마 안 줘. 그래서 이기 마지막이야. 거 까시(가시) 많다. 잘 보고 발라 먹어. 거 까시가 많다 하이(많다 하는데) 왜 안 보고 막 먹나. 아이고야, 인제 나이롱고기가 없으이 뭘 쪼라 먹나. 여서는 안 팔아. 곰치가 아예 없어. 이 간나가(따님이) 진짜. 없다이까 왜 사람 말을 안 믿나.”
포항에 사십 년을 훨씬 넘게 산 엄마지만 아직 강원도 사투리를 쓰고 강원도 음식을 먹는다. 곰치는 강원도엘 가면 참 흔한데. 어시장 바닥에 널브러진 곰치를 처음 보고서 질겁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이제껏 이렇게 못생긴 생선을 먹었더랬구나, 하고 말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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