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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선 손학규-안철수, 대선 새판 짜기 손 잡을까

입력
2016.10.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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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 “안철수 현상 다시 살려야”

8월 강진 회동선 “정권교체 합심”

安도 “정계복귀 환영” 호감 표명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정계복귀를 선언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정계복귀를 선언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년여 만에 정치권에 복귀한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가 제3지대에서 ‘정치와 경제의 새 판 짜기’에 본격 나서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손을 잡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비박(박근혜)ㆍ비문(문재인) 대선주자들과 연대를 통해 세력 확장을 도모하고 있어,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정계 개편의 범위와 속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양측은 21일 서로에 대한 적극적 호감을 드러내며 분위기를 띄웠다. 손 전 대표는 “ ‘안철수 현상’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유효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걸 다시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현상은 2012년 대선 전후 새 정치를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안철수 전 대표를 지지한 것을 말한다.

손 전 대표는 전남 강진 생활을 접으며 펴낸 ‘나의 목민심서-강진일기’에서 안 전 대표가 8월 찾아왔을 때 “이명박ㆍ박근혜 10년 정권이 나라를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우리 둘이 힘을 합쳐 10년 이상 갈 수 있는 정권 교체를 합시다”라며 “술을 전혀 못하는 걸로 알았던 안철수 의원이 막걸리 한 잔을 마신 뒤 국민의당으로 오라면서 새로운 당명을 포함해 모든 당 운영에 대해 나한테 열겠다는 말을 해 진정성이 느껴졌고 나도 진심을 얘기했다”고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손학규(차기)ㆍ안철수(차차기) 연 이은 집권’, ‘손학규 대통령ㆍ안철수 총리’ 등 갖가지 해석이 나왔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손 전 대표의 책 내용에 대해 “다른 장소에서 말씀 드리겠다”며 “급한 일도 아니니까요”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앞서 손 전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하고 정계 복귀를 환영한다는 뜻을 전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비대위원회의에서 “난마와 같이 얽힌 정국, 박근혜 정부의 독선, 새누리당의 걷잡을 수 없는 광폭 행보에 우리는 누구보다도 경륜과 모든 것을 갖춘 손 전 대표 국민의당과 활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입당할 경우 공정한 (대선 후보) 경선을 진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손 전 대표의 국민의당 입당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날 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계’ 이찬열 의원도 “제가 봐도 거기에 가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 그러려면 여기에 있지 왜 거기를 가냐”라고 말했다. 그는 “손 전 대표가 ‘주체’가 될 수 있는 정치 환경이 만들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손 전 대표가 정계 복귀 이유의 중요한 이유로 ‘제7공화국’으로 대변되는 개헌론을 꺼낸 반면, 안 전 대표는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론에 부정적 입장을 취해 왔다.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하려는 안 전 대표와 자신 위주의 ‘새 그림’을 구상하는 손 전 대표의 이해 관계도 다르다. 안 전 대표 측 인사는 “국민의당은 총선에서 국민들이 제3당으로 지지해 주었다”며 “쉽사리 당 밖에서의 새로운 통합을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고 했다.

손 전 대표는 당분간 독자 세력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중도 성향 싱크탱크인 ‘새한국의 비전’을 만든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김종인 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앞서 제3지대를 모색하는 인사들과도 접점을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윤희웅 오피니어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손학규, 안철수 두 사람 모두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에 맞서기 위해서는 이해 관계를 떠나 호남과 비문 지지자들을 끌어 모으는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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