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1일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 각종 특혜를 제공한 의혹을 사고 있는 이화여대 교수 3인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최근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최경희 전 총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인사들이다. 민주당은 최 전 총장의 사퇴로 ‘최순실게이트’가 끝난 것이 아니라며 공세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열린 최순실게이트 진상규명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전 총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세 명의 교수가 있다”며 “김경숙 신산업융합대학 학장,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 박선기 대기과학공학과 교수가 그들이며 신산업융합대 안에 의류산업과와 체육과학부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정유라씨의 강의 출석 및 학점 이수 특혜 등 여러 의혹에 개입했다는 것이 민주당의 주장이다.
박 의원에 따르면 정씨는 전공과 전혀 관계 없는 의류산업과에서 계절학기를 포함해 한 학기 동안 세 과목(7학점)을 이수했다. 특히 중국에서 열린 4박5일 패션쇼에 참여하는 계절학기를 들으면서 작품 발표회에 불참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점을 받았다. 그 직후인 8월 이인성 교수는 글로벌미래평생교육원장으로 임명됐다. 박 의원은 박선기 교수에 대해서는 “정씨가 계절학기 수업을 이유로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정씨와 같은 항공편의 비즈니스석을 타고 갔다”며 “그 이유는 익히 짐작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숙 학장 관련 의혹도 민주당은 따져보는 중이다. 당 관계자는 “일부 언론을 통해 김 학장이 현 정부 체육 분야 최고 실세인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가까운 사이라는 말이 있다”며 “정씨가 이대에 지원한 2015학년도 수시전형 때부터 지원 대상을 11개 종목에서 23개 종목으로 확대하고, 국제경기나 훈련에 참여하는 선수는 출석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학칙을 개정한 것에도 김 학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박 의원은 최순실ㆍ정유라 모녀의 말만 믿고 공문서 증빙 없이 내부 지침을 어기며 출석을 인정해 준 이모 교수(체육과학부), 계절학기 출석도 제대로 하지 않은 정씨에게 학점을 준 유모 교수(의류산업과), 수준 이하의 과제물에 학점을 줘 의혹을 산 이모 교수(체육과학부)도 석연치 않은 행보를 계속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특히 교육부가 올해 재정지원사업 9개 중 8개 사업에 이대를 선정한 것과 관련, “공금으로 샤넬백을 구입한 전 부총장의 회계부정으로 인해 부정비리대학으로 지정됐음에도 가장 많은 지원(178억원)을 받았다”며 “청와대가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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