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도중 코피를 쏟더니 결국 사달이 났다. 올 시즌 쉼 없이 달려온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가 허리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전인지는 21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 골프장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 2라운드를 앞두고 경기를 포기했다. 전날 1라운드를 통증을 참아가며 힘겹게 마친 전인지는 이날 연습 스윙 도중 도저히 경기를 치를 수 없다고 판단, 기권을 선언했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뛰어든 전인지는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LPGA 투어 17개 대회에 출전해 10차례나 ‘톱10’에 들었다. 지난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2년 연속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일찌감치 신인왕을 확정 지었다.
그러나 씩씩했던 전인지도 무리한 스케줄 탓에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최근 몇 달 동안 전인지의 행보를 되짚어보면 가히 살인적인 스케줄이었다. 8월초 영국에서 열린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마친 전인지는 일주일 뒤 리우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남미 브라질로 날아갔다. 그곳에서 열흘 정도 머무르며 대회를 치렀다.
올림픽이 끝나고 쉴 새도 없이 캐나다에서 펼쳐진 캐네디언 퍼시픽 여자오픈과 미국에서 열린 매뉴라이프 클래식에 연속해서 참가했다. 짧은 휴식을 맛본 전인지는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프랑스로 이동했다. 우승이라는 최고의 성적표를 들었지만 이후 더욱 바빠졌다.
국내로 돌아와 각종 행사에 얼굴을 비친 그는 9월말 일본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 이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도 참가했다. 지난주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과로 탓인지 코피까지 흘리며 공동 13위로 대회를 마무리한 전인지는 휴식 없이 곧바로 이번 대회에 참석했다 결국 허리 부상으로 중도 포기하게 됐다.
아무리 체력적으로 완벽한 선수라고 할지라도 남미, 미국, 유럽, 아시아를 오가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면 몸이 버텨낼 수 없다. 전인지는 올 시즌 초반 부상으로 대회 출전을 포기한 전력이 있다.
최근에는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일본여자오픈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타이틀 방어에 실패했다.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는 평소답지 않은 퍼트 감각으로 힘든 경기를 했다. 휴식이 필요했지만 이번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역시 디펜딩 챔피언 자격이어서 빠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전인지는 병원 진단 결과에 따라 앞으로 대회 출전 일정을 정할 방침이다.
한편 이미향(23ㆍKB금융그룹)과 김해림(27ㆍ롯데)이 2라운드 중간 합계 10언더파로 공동 선두로 나섰다. 시즌 8승을 노리는 박성현(23ㆍ넵스)은 안시현(32ㆍ골든블루)과 함께 1타차 공동 3위로 선두를 뒤쫓고 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