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후 침묵을 일관하고 있는 가수 겸 시인 밥 딜런(75)이 예측 불가능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 수상 사실이 게재됐다 삭제되는 등 딜런의 의사를 추측하기 어려워지면서 수상 거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은 20일(현지시간) 딜런의 소속사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SME)가 운영 중인 공식 홈페이지에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수식 문구가 등장했다며 딜런의 노벨상 수용 가능성을 보도했다. SME가 17일 업데이트한 홈페이지에는 실제 딜런의 1961~2012년 사이 작품이 담긴 새 가사집을 홍보하는 글에 관련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보도가 나가자마자 홈페이지에서 문구가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이에 딜런의 수상 인정 여부는 다시 오리무중에 빠졌다. 딜런은 앞서 스웨덴 한림원이 수상을 발표한 13일 라스베이거스 공연과 다음날 캘리포니아주 인디오 공연에서 노벨상에 대해 침묵을 유지해 대중을 혼돈에 빠뜨렸다. 딜런이 아무런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에도 불참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하지만 수상 취소는 사실상 불가능한 옵션이다. 1964년 상을 거부한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 역시 현재까지 수상자 목록에 이름이 올라 와 있으며 딜런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은 “수상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 건 처음”이라면서도 “시상식에 딜런이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딜런이 원치 않으면 오지 않겠지만 어찌 됐든 그를 축복하는 성대한 파티가 될 것”이라고 논란을 불식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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