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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Addressing People(호칭 부르기)

입력
2016.10.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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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후보간 3회 TV 토론이 모두 끝났다. 토론에서 한 가지 눈에 띄던 것은 Hillary는 토론 내내 Trump를 성씨가 아닌 first name만 부르며 ‘Donald, it’s good to be with you’처럼 말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Trump는 사업상의 배경 외에는 정치 이력이나 공식 명칭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1회 토론에서 Hillary는 ‘Donald, it’s good to be with you’, ‘Donald, I know you live in your own reality, but those are not the facts’처럼 말함으로써 한 수 아래라는 이미지 제고를 최대한 이용한 셈이 되었다. 이들 문장에서 ‘Mr. Trump, it’s good to be with you’처럼 말할 수 있었겠지만 상대가 반대하지 않는 한 first name을 부르는 것은 미국 문화에서 큰 문제는 아니다.

다만 이를 역이용하여 Donald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한 것은 의도가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개의 경우 여성이 선출직에 출마하면 정치 경력이 짧거나 없는 경우가 많아 성씨보다 이름을 내세우며 친근함을 강조한다. 그런데 이번 경쟁에서는 Hillary가 상원 의원과 국무장관이라는 큰 이력을 은연중에 내세웠다. 반대로 Trump는 공식 직함도 없이 토론 내내 징징대는 초등생 모습으로 보이게 한 점이 눈에 띄었다. 게다가 본의든 아니든 Hillary의 발음 중에는 Donald Trump라는 이름을 발음할 때 Trump대신 Drumpf에 가깝게 발음함으로써 격하시키려는 의도를 보였다.

3회 토론에서 Hillary는 Trump에 대해 직접 호칭을 쓰지 않고 3인칭 단수의 주어로 활용했다. 녹취록을 보면 ‘Donald talks about building, he went to Mexico’, ‘And Donald knows a lot about this’, ‘Will Donald Trump admit~?’, ‘Donald wants to tear up our alliances’, ‘because that’s Donald’, ‘Donald thinks belittling women makes him bigger’, ‘That’s who Donald is’, ‘This is how Donald thinks’ 등 거의 모든 문장에서 바로 옆에 있는 경쟁자를 강 건너에 있다는 식으로 말한 것이다. 특히 마지막 두 문장의 ‘Donald는 본래 그런 사람이다’는 내용은 트럼프를 폄훼하는 것은 물론이고 조롱도 섞였다. 반면에 Trump가 사용한 패턴은 ‘I don’t know if Hillary was saying it in a sarcastic manner’, ‘Hillary can say that. That’s OK’정도로 끝난다.

동양인에게 호칭이 자존심과 체면의 문제라면 서양인에게 호칭은 덜 민감한 대신 양해의 문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회에서 상대 의원을 지칭할 때 맘에도 없는 ‘존경하는 아무개 의원님’식으로 부르다가도 여차하면 서로 욕을 하고 고성을 지르며 멱살까지 잡는다. 영국에서는 최대한 격식을 차려 ‘Mr.John Smith’처럼 호칭을 하고 미국 의회에서도 유사한 격식의 호칭을 사용한다.

공식 직함이 있다면 그 직함을 들어 호칭을 하면 된다. 그렇지 않다면 Mr, Mrs, Ms같은 호칭을 붙이면 된다. 이름 호칭에 대해 ‘If in doubt, keep it formal’라는 격언처럼 잘 모르겠다면 최대한 정중하게 부른다. 그래도 호칭이 난감하다면 본인에게 물으면 된다. ‘What should I call you?’ 혹은 ‘How should I address you?’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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