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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속 칼날 번뜩… 자선만찬 자리서도 신경전 계속

입력
2016.10.2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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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 스미스 재단 만찬 참석

트럼프 “사실 나는 겸손한 사람”

클린턴 “45는 여성에 좋은 숫자”

2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자선만찬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가운데 줄 왼쪽) 대통령 후보가 티머시 돌란 추기경을 사이에 두고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함께 앉아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자선만찬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가운데 줄 왼쪽) 대통령 후보가 티머시 돌란 추기경을 사이에 두고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함께 앉아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20일 자선만찬에 나란히 참석, 뼈 있는 농담으로 공방을 벌였다.

두 후보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알프레드 E. 스미스 추모 재단 만찬’에 함께 참석했다. 미국의 첫 가톨릭 신자 대선 후보(1928년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앨 스미스 전 뉴욕 주지사를 기리는 이 행사는 대선이 치러지는 해에는 민주ㆍ공화당 후보들이 참석해 본인과 상대방을 주제로 농담을 주고받는 게 전통이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티모시 돌란 뉴욕 추기경을 사이에 두고 앉았는데, 전날 치러진 3차 TV토론의 여파 때문인지 막판에 가서야 악수를 나누며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먼저 트럼프 후보가 발언에 나섰다. 유세기간 중의 거친 언행으로 유명한 그는 “사실 나는 매우 겸손하다. 어떤 사람들은 겸손이 나의 가장 큰 자질이라고 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전날 힐러리를 ‘추잡한 여자’라고 불렀지만 모두 상대적인 것”이라고 밝힌 뒤, “힐러리의 말을 계속 듣다 보니 로지 오도넬(트럼프가 외모를 비하한 여성 코미디언)도 나쁘다는 생각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부인 멜라니아의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 표절’ 논란을 언급하며, 주류 언론의 편파성도 공격했다. 그는 “올해 언론은 어느 때보다도 편향됐다. 증거가 있다. 미셸 오바마가 연설할 때는 모두가 좋아하더니, 내 아내 멜라니아가 똑같은 연설을 했는데 괴롭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함께 행사에 참가한 멜라니아가 일어나 웃음으로 화답했다.

그러나 이후 “힐러리가 여기 나와 가톨릭을 싫어하지 않는 척 하고 있다”고 비아냥대자 청중 사이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CNN은 이 행사에서 야유가 나오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보다 점잖은 화법을 유지했지만, 클린턴의 농담에도 뼈가 있었다. 클린턴은 “여기 오려고 반드시 지켜야 하는 낮잠 일정을 깼다”고 말했다. 이는 ‘클린턴은 체력이 부족해 낮잠을 자야만 유세를 이어간다’는 트럼프의 과거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클린턴은 또 “보통 난 이런 연설을 하는 데 돈을 많이 청구한다”며 월가 고액 강연 논란을 농담의 소재로 삼았다. 이어 “트럼프 다음 여기 섰단 건 굉장하다. 그가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해 줄 지 몰랐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뉴욕 항 입구 ‘자유의 여신상’을 소재로 트럼프의 여성 비하 성향을 비꼬기도 했다. “이 여신상도 트럼프 눈에는 10점 만점에서 4점에 불과하며, 헤어스타일과 손에 쥔 횃불을 내려 놓아야만 5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한 여성에게 가장 좋은 번호가 뭔지 압니까. 바로 45입니다”라며 미국 45대 대통령은 여성인 자신이 돼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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