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박정환 9단
흑 이세돌 9단
<장면 8> 오늘 오전 10시30분부터 박정환과 탕웨이싱의 제8회 응씨배 결승 5번기 세 번째 판이 시작된다. 응씨배는 대회 창설자인 고 잉창치선생이 창안한 독특한 바둑규칙인 응씨룰이 적용된다. 응씨룰은 덤이 8집이며, 초읽기가 없는 대신 벌점제가 있다. 각자 3시간씩 주어지는 생각시간을 다 쓰면 벌점 2점(집)을 받고 20분을 연장할 수 있다. 시간 연장은 두 번까지 가능하며 그 다음에는 무조건 시간패다.
박정환과 탕웨이싱은 1국에서 서로 두 번씩 시간을 연장해 각자 4점씩 벌점을 받았지만 박정환이 다행히 3점을 이겼고, 2국에서는 박정환 혼자 두 번 시간을 넘겨 4점 벌점을 받는 바람에 결국 3점을 졌다. 따라서 이번 3국에서도 누가 시간 관리를 더 잘하느냐가 승부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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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 놓이자 좌변과 하변 흑이 모두 위험해졌다. 이세돌이 우선 좌변 흑돌 수습에 나섰다. 먼저 1, 2를 교환한 다음 하변으로 손을 돌려 3과 4를 교환한 게 강수다. 지금 당장 <참고1도> 1로 나가 끊는 건 흑이 잘 안 되지만 5로 호구 쳐서 지킨 다음 계속 A로 나가 끊는 수단을 노리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반대로 백이 먼저 <참고2도> 1로 날일자해서 흑 석 점을 공격하고 싶지만 2로 늘기만 해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그래서 박정환이 일단 안전하게 6으로 연결했다. 현재 바둑이 그리 나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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