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켜 사과하는 테임즈. /사진=임민환 기자
[창원=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NC는 LG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선발 투수 이재학(26)을 엔트리에서 뺐다. 플레이오프는 페어플레이로 화합하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한다는 이유다. 이태일 NC 대표는 "수사와 관련한 논란을 야구 축제의 장으로 가져오는 것은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생각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NC는 지난 8월 승부조작 관련 의혹에 휩싸인 이재학을 1군에서 뺐다가 선수 본인이 결백을 주장하자 8월 중순부터 다시 합류시켰다. 이재학은 플레이오프를 앞둔 지난 17일 팀 자체 청백전에도 한 차례 선발 등판해 4이닝 2실점으로 컨디션 조절을 마쳤다. 평소처럼 해왔던 대로 세 번째 '가을 야구'를 준비했지만 플레이오프 엔트리 제외라는 구단의 갑작스러운 통보를 19일 받았다. 전날 방송된 시사 교양 프로그램 'PD수첩'의 승부조작 관련 방송 내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재학과 달리 팀 타선의 핵심이자 간판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30)에게는 다른 잣대를 댔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테임즈는 엔트리에 넣었다. 김경문(58) NC 감독은 "마음 같아서는 테임즈 없이 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잔치인 만큼 엔트리에 포함시키기로 했다"며 "(KBO 징계로 나갈 수 없는) 1차전은 조영훈이 나가고, 2차전부터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테임즈의 정상적인 출격을 예고했다.
김 감독은 '잔치'라는 이유로 테임즈를 쓰겠다고 했고, 구단은 '축제의 장'이라는 이유로 이재학을 뺐다. 테임즈는 되고, 이재학은 안 되는 아이러니다.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은 사건의 경중을 구단이 다르게 보고 있다는 시선이다. NC는 테임즈의 음주운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4일간 이 소식을 일부 구단 관계자들만 알고 있었다. 선수들을 지휘하는 김 감독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테임즈는 9월24일 밤 방한 중인 어머니와 함께 창원시 오동동 소재 멕시칸 식당에서 저녁 식사 중 칵테일 2잔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을 받았는데 혈중 알코올 농도 0.056%가 측정됐다. 처벌기준 수치 0.050%보다 약간 높았다.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은 것만으로도 큰 잘못인데 한 구단 관계자는 '운이 없었다'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졌다. 실제 그 정도 수치면 미국에서는 처벌을 받지 않는다.
20일 미디어데이 행사 후 공식 사과를 했던 테임즈도 음주운전을 한 이유에 대해 "미국과 문화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문제를 인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화 차이가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말하는 것인가라는 추가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미국은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80%이상이면 음주 운전으로 체포된다. 테임즈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야구에 집중해 팀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잘못을 뉘우치겠다. 이것이 팬들에게 은혜를 갚는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창원=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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