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컴퓨터, 스마트폰에 이어 ‘제4의 미디어’로 떠오르고 있는 퍼블릭 디스플레이(PIDㆍPublic Information Display)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업체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보 전달이나 광고 목적으로 활용되는 PID는 소비자들에겐 아직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의류 매장 외벽이나 극장 내벽, 엘리베이터 안과 지하철에 붙어 있던 종이 포스터는 어느 새 대형 화면과 동영상의 PID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20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PID 시장은 올해 58억달러(약 6조5,000억원)에서 2018년 86억달러(9조6,930억원), 2020년 127억달러(14조2,0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연 평균 22%의 고성장세다. 아직 전체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PID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다. 그러나 PID의 활용처가 백화점, 공항, 은행, 학교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실외에서 많이 활용되는 PID는 밝기와 해상도가 다른 디스플레이에 비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내구성과 방수ㆍ방진 기능도 뛰어나야 한다. 또 여러 개의 패널을 하나로 연결해 설치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테두리(베젤)는 최소화돼야 한다. 이용자가 안 볼 땐 꺼두는 TV 등과 달리 보통 24시간 켜져 있기 때문에 전력 효율도 높아야 한다. 그러나 크기가 큰 만큼 업체 입장에서 보면 수익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디스플레이 제조 업체들은 PID를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꼽고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삼성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08년 PID 전용 생산 공정과 설계 기술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PID에 특화한 공정을 통해 베젤을 1.7㎜까지 줄였고 초고화질(UHD) 구현 기술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은 PID 패널을 이용해 ‘움직이는 광고 게시판’으로 불리는 디지털 사이니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의 삼성전자 점유율은 30% 안팎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일 PID 포털사이트인 ‘삼성디스플레이 PID’도 열었다. 디스플레이별 세부사양과 응용 제품 등 상세 정보와 패널 구입을 위한 종합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고객사들과의 소통을 강화해 PID 시장의 선두 자리를 지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와 일본, 대만, 중국 업체들도 PID 시장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 1위인 LG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업체 중 유일하게 올레드 PID를 생산, 차별화와 고급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PID는 앞으로 대체해 나갈 영역이 많기 때문에 글로벌 업체간 경쟁이 갈수록 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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