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ㆍ증권 매각해 자산 2조원대
고 정주영 회장이 일으킨 현대그룹의 명맥을 이어왔던 현대가 29년 만에 ‘대기업’의 타이틀을 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일 현대를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 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매년 4월마다 자산 규모(현재는 10조원 이상) 기준으로 대기업집단을 지정하는데 자산이 7조원 미만까지 급감하는 경우, 이번처럼 연중에도 대기업집단 지정을 해제한다. 대기업집단에서 빠진 현대는 앞으로 상호출자금지, 채무보증제한, 금융사 의결권 제한, 각종 공시의무 등 사전ㆍ사후 규제를 받지 않게 된다.
현대는 현행 제도가 시작된 1987년 대기업집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당시만 해도 32개 집단 중 당당히 자산규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등 계열사가 친족 분리 등으로 하나 둘씩 그룹을 떠났고, 올 들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대상선과 현대증권마저 매각하면서 결국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되게 됐다.
올해 4월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지정 당시 21개 계열사, 자산 12조8,000억원의 재계 순위 30위(공기업집단 포함)였던 ‘대기업’ 현대는 현재 12개 계열사, 자산 2조5,643억원의 ‘중견기업’이 됐다.
세종=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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