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3차 토론장 이모저모
“동성결혼 반대”… 트럼프 지지 선언
신경전 탓 후보 가족 통로도 달라
“이전투구 지쳐” 시청자까지 외면
미국 대선 후보 3차 TV토론에서도 도널드 트럼프는 ‘불편한 손님’을 모셨다. 트럼프가 초청한 인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복형으로 오바마 정권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시위인 셈이다.
19일 TV 토론회에 모습을 드러낸 말리크는 “트럼프의 손님으로 토론장에 가게 돼 흥분된다”며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지 의사를 재차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3살 위인 말리크는 케냐인이자 미국 시민권자다. 2008년 미 대선 기간 오바마 가족의 대변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7월 “공화당이 동성결혼을 지지하지 않아 공화당에 끌린다” “클린턴이 기밀 정보 관리인으로서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며 트럼프에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말리크는 특히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 시절, 외교 정책에 대해 집중 성토하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2차 TV토론에서도 트럼프는 각종 성 추문으로 궁지에 몰리자, 불리한 분위기를 뒤집기 위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성추행ㆍ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3명을 토론장에 초청,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이날 두 후보는 토론 전후로 악수도 나누지 않았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1차 TV 토론에 앞서 악수를 했다. 이날은 토론 전 후보자간 악수는 물론 눈인사도 없었고 토론이 끝나자 각자 가족 및 지지자들과 포옹을 하기에 바빴다. 1, 2차 때에는 양 후보의 배우자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가 토론 전 인사를 나눈 적이 있지만 3차 토론에서는 이마저 없었다. 3차 토론을 앞두고 양 캠프는 “각 후보의 배우자가 상대방을 서로 마주치지 않아도 되는 길로 토론장에 입장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최측에 요청하는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두 후보의 진흙탕 싸움이 거듭되면서 시청자들도 외면했다. CNN방송과 여론조사업체 닐슨 등에 따르면, 1차 토론 당시 12개 채널을 통해 토론회를 시청한 사람 수는 8,400만여명을 넘어섰고 미국 4대 방송사 시청률은 31.2%를 기록하며 역대 대선 토론 최고 시청자 수를 경신했다. 하지만 2차 토론회 시청률은 1차 때보다 20% 가까이 떨어진 약 6,650만명으로 집계됐다. 3차 토론 시청률 역시 공식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유권자들의 무관심 현상이 심각했다. 이는 “상대방 헐뜯기에 골몰한 후보자 간 이전투구에 시청자들이 진절머리가 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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