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재 삼성전기 상임고문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이혼소송 1심 판결이 파기됐다. 이 사장이 승소했던 1심이 ‘전속관할권 위반’으로 무효가 되면서 두 사람의 소송은 1심부터 다시 시작하게 됐다.
수원지법 가정법원 가사항소2부(부장 조미연)는 20일 이 사건 1심이 진행된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재판 관할권이 없다고 판단,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으로 이송한다”고 선고했다.
이날 판결은 1심에서 패한 임 고문 측이 지난 7월 항소심 시작과 함께 제기해온 ‘전속관할권 위반’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임 고문 측은 결혼 이후 이 사장과 서울 한남동에 함께 살았던 적이 있고 이 사장은 현재도 그곳에서 살고 있어 한남동을 관할하는 서울가정법원에 관할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사장 측은 결혼 뒤 두 사람의 주민등록 주소가 같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현재 임 고문 주소지(성남시 분당구)의 관할 법원이 재판을 진행한 것은 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가사소송법 제22조(관할)의 2호를 근거로 임 고문 측의 손을 들어 줬다는 분석이다. 22조 1호는 부부가 함께 살았던 주소지 관할 법원에서, 2호는 부부가 마지막으로 함께 살았던 주소지에 한 사람이라도 살고 있다면 그곳 관할 법원에서, 3호는 두 사람 모두 다른 주소로 옮겼다면 피고 쪽 주소지 관할 법원이 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임 고문 측 변호인은 “항소심 재판부가 절차상 위법한 부분을 정리한 것”이라며 반겼고, 이 사장 측 변호인은 “절차상 문제로 재판이 길어져 당사자들이 힘들어질까 우려된다”고 했다.
두 사람의 이혼 절차는 2014년 10월 이 사장이 이혼 조정과 친권자 지정 신청을 법원에 내면서 시작됐다. 1심을 맡은 수원지법 성남지원 가사2단독 주진오 판사는 지난 1월 원고 승소 판결했고 임 고문은 항소했다. 임 고문은 6월 이혼 및 1조2,000억 원대 위자료ㆍ재산분할 소송도 서울지방법원에 새롭게 제기한 상태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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