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대통령 비밀 경호시설
내년 5월 개관, 시립미술관 운영
2005년 발견된 서울 여의도 지하벙커가 지은 지 40년 만에 시민에게 개방된다.
서울시는 19일 열린 제18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여의대로 버스환승센터 지하 비밀벙커 시설을 시민이 활용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도시계획시설(문화시설)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지하벙커는 2005년 5월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건립 공사 중 옛 중소기업전시장 앞 지하1층 높이에서 발견됐다.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벙커 위치 등으로 미뤄 1970년대 대통령 경호용 비밀 시설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면적 957㎡, 지하 1층 단층 구조물로 화장실과 샤워실, 기계실 등이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시는 벙커 발견 직후 버스 환승객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 방안을 검토했다가 수익성 문제로 폐쇄된 상태로 남겨뒀다. 이후 지난해부터 현장조사, 정밀점검, 안전조치를 거쳐 이 공간을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을 마련했다. 전면 개방에 앞서 지난해 10월 한 달 간 주말 8회에 걸쳐 시민 체험 행사를 열기도 했다.
시는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내부 리모델링과 외부 출입구 공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역사적 특징을 보존하기 위해 지하벙커의 구조를 최대한 변경하지 않을 계획이다. 리모델링을 마치면 내년 5월 서울시립미술관이 운영하는 문화예술공간 ‘SeMA벙커’로 개관한다. 주로 미디어 아트 분야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전시공간을 지원하는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지하벙커가 인근 여의도공원과 대형쇼핑몰(IFC)을 연계하는 문화ㆍ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도계위에서는 서울시가 직접 추진하는 첫 뉴스테이 사업인 용산구 한강로2가 기업형 임대주택(역세권 청년주택) 공급촉진지구 지정(안)도 조건부 가결됐다. 시가 주거 취약계층인 청년층에게 역세권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역세권 2030청년주택’ 사업의 첫 사업지이기도 한 이 지역은 지하철 4호선과 6호선 더블역세권인 삼각지역 인근이다. 건축규모는 지상 37층, 지하 7층, 총면적 9만9,979㎡로 임대주택과 근린생활시설, 공공업무시설(주민 공동체 시설) 등이 들어선다. 다음달말 착공해 2018년 하반기에 준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