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서류로 관광안내사 시험 응시
중국인 30명 입건해 10명 구속
대부분 무자격가이드로 활동
중국 대학졸업증명서를 위조해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시험에 부정 응시한 중국인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제주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중국인 14명을 검거하고, A(42)씨 등 10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국가공인 자격증인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시험에서 응시서류를 제출하면서 위조한 중국 연변대학 관광경영학과 등의 졸업증서를 제출했다. 관광통역안내사 필기시험은 한국사와 관광자원해설, 관광법규, 관광학개론 등 4과목이며, 전문대학에서 관광분야를 전공할 경우 관광법규와 관광학개론 2개 과목은 면제된다는 점을 악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들은 중국에 거주하는 위조책에게 1인당 60만원에서 95만원을 지불하고 국제택배를 통해 위조된 졸업증서를 넘겨받았다.
경찰은 조선족 등 30명이 위조된 학위를 이용한 사실을 확인해 14명을 검거하고, 나머지 16명은 추적 중이다. 조선족 알선책 B(38)씨도 추적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취업비자를 통해 제주에 머물며 무자격 가이드로 생활하고 있다. 이번 입건된 30명 중 실제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응시자는 1명이며, 또 다른 1명은 필기시험을 통과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학위가 중국 공증처의 공증과 중국 선양 한국여사관의 인증까지 받자 별다른 의심없이 응시과목을 면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지역 관광업계에서는 현재 300~400여명의 무자격 가이드가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관광안내를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무자격 가이드들이 제주관광 질서를 어지럽히고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무자격 가이드들은 성산 일출봉을 한라산으로 소개하거나 고려청자가 중국 것을 베꼈다는 등 엉터리 안내를 하는 것은 물론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과도한 쇼핑까지 관광객들에게 요구해 큰 불만을 사고 있는 등 제주관광을 싸구려 관광지로 전락시키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시험에서 불법응시 사례가 만연한 것으로 보고 한국산업인력공단에 응시원서 접수방법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라며 “또한 무자격 관광가이드 등 관광지 질서 저해사범도 강력히 단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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