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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응씨배 우승컵 가져올게요”

입력
2016.10.2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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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씨배 정상에 도전하는 박정환 9단. 연합뉴스
응씨배 정상에 도전하는 박정환 9단. 연합뉴스

국내 바둑 1인자 박정환(23) 9단이 ‘바둑 올림픽’으로 불리는 응씨배에서 세계 정상에 도전한다.

박정환 9단은 22일 중국 상하이 잉창치 바둑기금회빌딩에서 제8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5번기 제3국에 나선다. 상대는 중국의 탕웨이싱 9단이다. 박정환 9단과 탕웨이싱 9단은 앞서 열린 1, 2국에서 1승 1패씩 나눠 가졌다. 남은 세 차례 대국에서 2승을 추가하는 기사가 우승을 차지한다. 제4국은 24일, 제5국은 2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박정환 9단은 35개월 연속으로 한국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국내 최강이지만 2011년 4월 후지쓰배와 지난해 2월 LG배 기왕전 우승 이후 세계 무대에서는 정상에 오르지 못해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응씨배를 통해 목마른 세계 대회 우승과 4년 전 아쉬움을 씻기 위해 벼르고 있다. 그는 4년 전 제7회 응씨배 대회에서도 결승에 올랐지만, 중국의 판팅위 9단에게 종합전적 1승 3패로 지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응씨배는 4년에 한 번 열려 바둑 올림픽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박정환 9단이 이번 우승으로 한국 응씨배 우승 계보를 이을지도 관심사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총 5번 우승을 휩쓴 최다 우승국이다. 초대 챔피언인 조훈현 9단을 비롯해 서봉수 9단, 유창혁 9단, 이창호 9단이 1~4회 응씨배 우승컵을 싹쓸이했다. 최철한 9단도 제6회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등 응씨배를 통해 수 많은 스타 기사를 배출했다.

중국에서는 창하오 9단(5회)과 판팅위 9단(7회) 등 두 명이 응씨배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이들 중국 기사들의 상대는 모두 한국 기사(5회 최철한, 7회 박정환)였다. 즉 한국은 이번 대회까지 8차례 모두 결승 진출자를 배출했다.

1988년 창설된 응씨배는 창시자인 고(故) 잉창치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이다. 초읽기 대신 벌점제를 적용한다. 제한시간을 초과하면 20분당 2집을 공제하며, 공제는 총 2회 가능하다. 우승 상금은 단일 대회로는 최고액인 40만 달러(약 4억5,000만원)이며 준우승 상금은 10만 달러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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