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양국이 대북 확장억제 전략을 다룰 차관급의 ‘고위 전략 협의체(EDSCG)’ 신설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미 가동 중인 기존 협의체와 차별성이 모호해 얼마나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한미는 19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제4차 외교ㆍ국방장관(2+2)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EDSCG는 북한 도발 시, 한미 양국이 적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협의기능을 담당한다. 한미 국방장관의 협의체인 안보협의회의(SCM) 보다는 급이 낮고, 차관보급인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보다는 급이 높다. 기능이 애매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19일 “미측은 새로운 협의체 신설에 미온적이었지만 우리측이 강하게 요구해 관철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확장억제는 미국이 동맹국을 본토와 같은 수준에서 보호하는 것으로, 2009년 SCM 공동성명에서 ‘핵우산과 재래식 타격능력, 미사일 방어능력’이라는 확장억제의 3가지 구성요소를 명문화한 이래 확고한 방위공약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한미는 2+2회의에서 이례적으로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적시하며 강도 높은 표현으로 개선을 촉구했다. 양국은 직전 회의인 2014년 2+2 공동성명에서는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고 어물쩍 명문화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북한인권법이 시행된 데다 핵ㆍ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면서, 올해는 수위를 높여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한미 양국은 아울러 대북 제재와 관련, 강력한 신규 안보리 결의안을 도출하고 독자적인 대북 제재 조치를 통해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한미 양국은 또 한미동맹의 성과를 평가하면서 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모색하기로 했다. 한미 외교 국방 장관회의는 2010년 1차 회의 후 2년 마다 열려 올해 4회째를 맞았다.
워싱턴=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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