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 번동서 방탄복 차림 범행
총격전 끝에 검거… 주민 1명 부상
서울 강북구 오패산터널 인근에서 전과 7범의 수배자가 총을 발사해 경찰관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경찰관에게 총기를 발사 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성모(46)씨를 검거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20분쯤 서울 강북구 번동에서 “망치로 맞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번동파출소 소속 김창호(54) 경위가 현장으로 출동했다. 김 경위가 폭행 피해자 이모(67)씨를 조사하던 오후 6시33분 숨어 있던 성씨가 김 경위의 뒤에서 총을 10여발 발사했다. 갑작스럽게 총격을 당한 김 경위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한 시간여만에 숨졌다. 범행 직후 도주한 성씨는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뒤 오패산터널 인근에서 10여분만에 검거됐다. 이에 앞서 달아나던 피해자 이씨를 향해 성씨가 쏜 총탄에 주민 이모(71)씨가 복부를 맞아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복역한 뒤 2012년 출소한 성씨는 2014년 4월부터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았다. 그러다 이날 전자발찌를 훼손한 후 도주해 수배 중인 상태였다. 성씨는 이날 오후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이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폭행을 저질렀다. 조사 결과 성씨는 검거 당시 사용한 총기를 비롯해 사제총기 16정과 사제폭발물 1점, 기타 흉기 7점을 갖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성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튜브 등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를 보고 총기를 직접 제작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경위를 비롯 출동한 경찰들은 방탄복을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성씨는 앞서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앞으로 2~3일 안에 경찰과 충돌하는 일이 있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는 등 경찰을 향한 극도의 적개심을 보였다. 경찰은 성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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