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금융공사의 정책성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 대출요건이 변경되기 전 대출신청이 폭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치가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이뤄지는데도 혹시라도 강화된 대출기준이 내년에도 계속 유지될 거란 우려 때문에 신청이 더 몰린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처럼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중간에 정책성 상품 공급이 끊기는 일이 없도록 연내 정책성 상품에 대한 전반적인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바로 적용키로 했다.
19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주금공이 지난 14일 저녁 홈페이지를 통해 보금자리론 대출기준 변경 사실을 알린 이후 지난 15~18일 나흘간 보금자리론 신청 건수는 1만2,400건으로 집계됐다. 바뀐 대출기준을 발표한 이후 보금자리론 신청이 하루 평균 3,100건꼴로 들어온 셈인데, 올 상반기 하루 평균 신청건수(415건)의 7.5배 수준이다. 나흘간 보금자리론 대출 신청 금액은 1조8,000억원이었다. 올해 1~9월 보금자리론 대출금액 8조5,000억원의 20%를 넘는 규모가 단 나흘 만에 몰린 것이다.
주금공은 내년부터는 보금자리론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내년에도 대출 요건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신청이 더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부터 바뀐 대출기준 변경으로 올 연말까지 대상주택은 9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대출한도는 5억원 이하에서 1억원 이하로 줄어든다. 그간 없던 소득요건도 신설돼 부부합산 6,000만원 이하 소득자만 신청할 수 있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보금자리론 등 정책성 주택담보대출 제도를 연내 전면 개편하고, 보금자리론 자격 강화로 신청이 어렵게 된 실수요자들이 다른 정책성 주택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적격대출(장기고정금리 서민 주택담보대출) 등의 한도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도규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내년부터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보금자리론 상품 구조를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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