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산강은 포항ㆍ경주의 젖줄… 바로 알아야 보호할 수 있어”
하구 퇴적물에서 기준치 3,000배가 넘는 수은이 검출돼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지역 환경관련 업체 대표 부부가 형산강 바로 알기를 위한 탐사대를 꾸려 눈길을 끌고 있다. 포항 지구환경측정㈜ 이현철(49)ㆍ김명량(44) 대표 얘기다. 포항, 경주시의 젖줄인 형산강은 길이 63.4㎞의, 그리 길지 않지만 울산 울주군에서 발원, 경북 경주시와 포항시를 거쳐 동해안으로 흐르는 국가하천이다.
이씨 부부는 지난 3일 지인들과 함께 경주시 석장동 금장대에서 강동면 강동대교까지 20㎞구간을 배로 이동하며 구석구석을 살폈다. 1년 전부터 준비해 온 끝에 결행했다. 조만간 배로 이동할 수 있는 31㎞ 전구간 탐사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2차 탐사 때는 구간, 지류, 지천별 수질을 측정, 형산강 수질 지도도 만들 계획이다. 상수원보호구역 등 여러 현실적인 제약으로 11㎞ 구간은 미답지로 남겨둬야했다.
이들이 형산강 탐사에 나서게 된 것은 환경관련 기업 대표로서 사업기반이기도 한 형산강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책임감에서다.
이씨는 “이번 수은사건과 무관하게 오래 전부터 형산강이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다”며 “항로나 도로, 철길은 사람이 내지만, 물길은 자연만이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탐사하기 전 위성사진과 드론촬영 사진 등을 통해 수 차례 도상연습을 마쳤다. 시간이 날 때마다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현장 답사를 했다. 고무보트로 탐사하기로 했다가 공기주입 카약으로 바꾼 것도 사전답사 결과 덕분이다. 수심이 얕아 배를 들고 이동해야 하는 구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나름 준비한다고 했는데 막상 닥쳐보니 그 동안 알던 것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며 “황새 발도 잠기지 않을 정도로 얕은 곳도 많았고, 1년 동안 발견하지 못한 복류천과 지류 등 변화무쌍했다”고 놀라워했다. 그는 “수은 파문으로 지역사회가 들끓는데, 구체적으로 형산강이 어디에서 어떻게 흐르고, 수많은 지천 지류에서 어떤 오염물질이 흘러 드는지 정확하게 알아야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포항시도 경주시와 손을 맞잡고 ‘형산강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니 나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탐사 소식이 널리 알려져 보다 많은 사람들이 형산강에 관심을 기울이고 형산강 사랑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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