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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없는 백지 표지·배우별 고유번호까지… '푸른 바다' 대본 철통 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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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없는 백지 표지·배우별 고유번호까지… '푸른 바다' 대본 철통 보안

입력
2016.10.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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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이현아] 그야말로 스위스 비밀계좌급의 보안이다.

11월 16일 첫 방송을 앞둔 SBS 새 수목극 '푸른 바다의 전설'(푸른 바다)이 대본 보안에 철통 보안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푸른 바다'는 모든 대본마다 드라마 타이틀이나 연출자, 작가의 이름을 뺀 백지 표지로 출연진, 제작진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색색의 표지에는 1, 2, 3의 회차별 숫자만 크게 적혀있을 뿐이다.

'푸른 바다' 제작진이 지난 17일 공개한 첫 단체 대본 리딩 사진을 보면 주인공 전지현ㆍ이민호ㆍ황신혜ㆍ신혜선 등이 손에 쥐고 있는 대본에 드라마 제목이 인쇄돼 있지 않다. 전지현의 대본에는 드라마 타이틀이 들어가는 자리에 영어이름 '지아나 전(GIANNA JUN)'이 대신하고 있다.

다른 배우들이 가진 대본들도 마찬가지였다. 회차별 숫자가 스티커로 붙어있고, 그 옆에 또 하나의 일련번호가 추가됐다. 일련번호는 숫자 별로 배우들과 제작진들이 누가 받았는지 확인하는 장치다. 더욱이 이메일이나 카페, 모바일 채팅으로 제공될 수 있는 파일 형태의 대본은 하나도 없다. 오로지 인쇄된 책으로만 만들어져 제작진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푸른 바다'가 이처럼 대본에 민감한 까닭은 방송 전 드라마 줄거리가 알려져 재미가 반감될 수 있어서다. '푸른 바다'는 준비 단계부터 2016년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앞서 박지은 작가가 집필했던 '별에서 온 그대' 때도 대본 유출로 결말을 예상할 수 있던 적이 있다. 제작진은 드라마의 재미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여지를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여러 단계의 보안 절차를 세운 셈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푸른 바다'가 회차별 촬영을 마친 뒤 다시 대본을 회수한다는 소문도 있다. 그 어떤 드라마보다 대본 유출에 민감하다"고 귀띔했다.

최근 들어 여러 경로로 드라마 대본이 먼저 유출되며 김이 빠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 주인공을 비롯한 배우들의 캐스팅 단계부터 스토리의 흐름, 주인공들의 결말 등이 미리 알려져 방송 전 재미가 하락해 제작진이 대본 유출에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 다른 준비작인 '진격'은 파일로 제공되는 대본에 워터마크를 새겼다. 허락되지 않은 대본 유출이 발생할 경우 용의자를 찾아 경위를 확인하겠다는 의도다.

사진=문화창고·스튜디오 드래곤 제공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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