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 짙은 작품들을 제작해온 미국의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62)가 내달 8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후보를 풍자한 영화를 개봉했다. 18일(현지시간)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트에 따르면 무어는 이날 밤 ‘트럼프랜드의 마이클 무어(Michael Moore in Trumpland)’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뉴욕시 IFC센터에서 무료로 상영했다.
무어 감독의 원맨쇼 형식으로 구성된 이 영화는 전체 촬영에 걸린 시간이 2주에 불과하며, 트럼프의 텃밭으로 불리는 오하이오주 윌밍턴에서 주로 촬영됐다. 영화에서 윌밍턴은 이른바 ‘트럼프랜드’로 지칭되며 트럼프 대통령 탄생 시 미국 전역에서 벌어질 일들의 시발점으로 묘사됐다.
할리우드리포트는 영화에 대해 “만일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미국이 맞이하게 될 상황들에 대한 풍자로 이뤄져 있다”라며 “멕시코 국경지역에 대한 폭격, 극우 뉴스채널인 ‘브레이브바트’가 주요 방송으로 등극하는 장면 등이 담겨있다”고 보도했다. 비록 무어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를 적극 지지하지 않지만 이 영화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클린턴을 지지할 정당한 이유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밝혔다. IFC센터 측은 홈페이지 영화 소개글에서 “오하이오 주 공화당원들이 상영을 막고 싶어 한 영화이다”고 전했다.
무어 감독은 컬럼바인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을 다룬 영화 ‘볼링 포 컬럼바인’을 만들어 2002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9ㆍ11테러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의 무능을 다룬 ‘화씨 9/11’로 상업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무어 감독은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지만 대선 결과에 대해 “화난 백인의 몰표로 트럼프가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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