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행위 빙자 장기간 추행ㆍ성폭행 반복
법원 “우월적 지위 악용” 징역 13년 선고
8년 동안 미성년 제자들을 성추행ㆍ성폭행한 50대 화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수정)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화가 김모(56)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법원은 김씨의 신상정보를 5년 동안 공개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할 것도 주문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스승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나이 어린 피해자들을 장기간에 걸쳐 범행하고 그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의 범행으로 아직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어린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이 정신적ㆍ육체적으로 큰 고통을 받은 만큼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유학생활을 하고 돌아온 김씨는 국내에서 작품활동을 해오던 중 2009년부터 자신에게 수업을 받던 학생 5명을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했다. 김씨는 학생들이 스승인 자신의 요구를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악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예술행위”라며 학생에게 옷을 벗고 그림을 그리도록 시켰는가 하면, 잠들어 있던 학생을 성폭행하기도 했다. 그는 “누드 크로키를 잘 하려면 직접 만지면서 뼈와 살을 느껴야 한다”며 수 차례에 걸쳐 학생들에게 자신의 몸을 만지게 했다. 피해 학생들은 11~16세에 불과했으며 김씨는 캠코더 등으로 피해자들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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