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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위기 배화여고 과학관ㆍ본관 문화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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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위기 배화여고 과학관ㆍ본관 문화재 된다

입력
2016.10.1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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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화여고 과학관 전면. 문화재청 제공
배화여고 과학관 전면. 문화재청 제공

기숙사 신축 등을 이유로 한때 철거될 뻔 했던 100년 역사의 서울 배화여고 과학관과 본관이 문화재로 등록돼 보존된다.

문화재청은 여성교육과 기독교 전파를 위해 설립된 배화여고의 과학관과 본관을 19일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현재 서울 종로구 필운동에 있는 배화여고는 미국 캠벨 선교사가 1898년 설립한 캐롤라이나 학당(종로구 내자동)에서 출발했다. 1903년 배화학당으로 이름을 바꾼 뒤 1915년 현재의 위치로 자리를 옮겼다.

과학관은 생활관과 함께 처음 지어진 건물로, 생활관은 이미 2004년 등록문화재가 됐다. 지상 2층 규모였던 과학관은 1922년 2개 층을 증축해 현재 지상 4층 규모로 확장됐다. 앞뒤 출입구와 계단을 두고 그 양쪽으로 교실을 배치하는 독특한 실내 구성이 특징으로, 원형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내부 구조 변형이 없어 문화재 등록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배화여고 본관 전면. 문화재청 제공
배화여고 본관 전면. 문화재청 제공

함께 문화재 등록 예고된 본관은 1926년 캠벨기념관으로 건립됐던 건물로 1977년 대규모 개ㆍ보수 했으나 원래 의장 특징을 유지해 비교적 원형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실내를 밝게 하려고 창호를 넓게 구성하고 이를 위해 철근 콘크리트 상인방(上引枋ㆍ가장 윗단에서 기둥과 기둥을 잡아주는 가로재)을 사용하는 등 건립 당시 새로운 건축 기법을 채택했다.

과학관은 지난해 6월 배화학원 이사회가 배화여대 기숙사와 강의실로 쓰일 종합관을 신축하기로 만장일치 의결하며 철거가 계획됐다. 당시 배화학원 측은 기숙 시설이 없어 유학생과 지방 학생 유치가 어렵고 강의실이 부족해 대학 평가에서 불리하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철거 결정이 배화여중ㆍ고 동문과 학부모 등에게 알려지면서 일부 동문들 사이에서 유형문화재 등록 추진 운동이 일었다.

서울시는 앞서 2004년 과학관과 본관 역시 등록문화재 지정을 신청했으나 소유주인 배화학원의 거부로 생활관만 문화재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30일 간의 예고 기간 중 의견을 수렴해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등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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