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ㆍ사무실 등지서 6800여장 확보
유흥비 7800만원 배임 혐의도
삼성 스마트폰 핵심 부품 기술 자료를 빼돌린 삼성전자 임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형사4부(부장 이종근)는 산업기술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삼성전자 전무 이모(51)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씨는 올 5∼7월 경기 용인시 기흥구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LSI 14나노 AP 제조 공정의 전체 공정흐름도’, ‘10나노 제품정보’ 등 국가핵심기술로 고시된 기술과 관련한 자료 47개 등 모두 68개의 영업비밀 자료를 유출한 혐의다. LSI 14나노 등은 반도체 제조에 관한 기술로, 스마트폰에 적용된다.
이씨는 또 지난 2014년 1월부터 올 4월까지 직원들의 신용카드를 유흥비 등으로 사용한 뒤 80여 차례에 걸쳐 업무상 경비인 것처럼 청구하도록 해 회사에 7,800만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병가기간 중 3차례에 걸쳐 야간에 사업장에 들어가 자료를 빼냈고 헤드헌터를 통해 이직을 준비한 사실 등을 확인, 이씨가 이직을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결론 내렸다. 검찰은 압수수색 등을 통해 이씨의 집과 사무실에서 영업비밀 자료와 관련한 문건 6,800여장을 확보했다.
이씨는 그러나 “업무를 위한 연구목적으로 자료를 빼낸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 인사에서 입사 당시부터 몸담았던 부서에서 다른 부서로 발령 나자 이씨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씨가 빼돌린 자료가 중국 등 해외로 유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7월30일 용인시 기흥구 기흥사업장에서 자신의 차에 자료를 숨겨 나오던 이 전무를 적발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그를 구속한 뒤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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