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그만 징징대라”는 성인이 청소년을 혼낼 때 쓸 법한 과격한 표현을 써 미국 대선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를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의 회담을 마친 후 워싱턴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투표가 조작됐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그에게 조언하건대 그만 징징대고(stop whining) 표를 더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후보가 투표가 진행되기도 전에 미국 대선 과정 자체를 폄하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게임이 끝나기도 전에 불평을 내놓는 후보에게서 대통령직에 꼭 필요한 지도력과 강인함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또 트럼프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역시 “전례 없고”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주류의 입장과도 “조화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렌치 총리를 맞아 백악관에서의 마지막 환영만찬을 열고 렌치 총리의 리더십을 “진보적이고 대담하다”는 표현을 동원해 칭찬했다. 렌치 총리도 이에 화답해 오바마 대통령이 기후변화 협약을 관철하고 에너지산업을 전환하기 위해 기울인 외교적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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