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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나라들엔 공통점이 있다

입력
2016.10.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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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브루클린 브리지.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

믿을만한 정부ㆍ우리라는 연대의식ㆍ일상의 즐거움

나의 행복 보장받으려면 남의 행복도 보장해줘야

행복한 나라가 추구한 건 개인이 아닌 공동의 행복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은 도시 뉴욕이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속에 등장한 장소들이 반갑다. 자유의 여신상,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맨해튼 도심 속의 센트럴파크 등은 곧 뉴욕의 상징들이다. 뉴욕을 여행하는 동안 좀 더 큰 서울, 발전된 서울(자본주의적)을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사실 우리나라 서울은 뉴욕을 많이도 닮아 있다.

뉴욕 자유의 여신상.
뉴욕 자유의 여신상.
맨해튼 전경.
맨해튼 전경.
맨해튼 센트럴파크.
맨해튼 센트럴파크.

거리를 걸으면 인종만큼 다양한 향기와 다양한 종교에 따른 옷차림으로 총천연색 같은 도시를 만나게 된다. 다만 사람들의 표정은 다소 무표정하다. 뉴욕은 세계 경제ㆍ금융의 중심, 첨단기술과 각종 문화와 예술의 중심 도시이지만 미국에서도 가장 행복지수가 낮은 도시이기도 하다.

지난 20세기 동안 우리 역사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즉 인간의 두 가지 욕망, 즉 잘 먹고 잘 살자는 물질적인 욕망과 인정받기 의한 정신적 욕망 두 가지를 충족해가며 발전해왔는지도 모르겠다. 그 동안 경제성장을 통해 국내총생산이 높아지면 곧 생활수준이 나아졌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우리 모두가 잘 안다.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룬 미국과 같은 나라의 국민이라 해도 50년 전보다 더 행복하거나 만족스럽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50년간 미국의 평균 가계소득은 약 2배 증가했으나 행복하다 답한 사람은 1957년에 53%인 반면 2000년에는 47%라고 한다.

맨해튼의 거리.
맨해튼의 거리.

여행을 떠나기 전 세계행복보고서를 보고 특이했던 국가는 한국과 일본이었다. 세계행복보고서는 행복도를 설명하는 요인 6개를 도출해 영향력을 제시하고 있는데 1인당 GDP, 사회적 지지, 출생시 건강기대수명, 자유로운 삶의 선택, 관대성, 부패인식이다.(유엔은 올해 3월 세계 157개 나라의 행복 점수를 집계한 2016 행복리포트를 발간했고 일본은 GDP 3위, 행복지수 53위, 한국은 GDP 11위, 행복지수 58위이다.)

타국가들과 다르게 높은 경제수준 대비 행복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는 경제수준만으로 행복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인데 우리나라는 객관적 지표 1인당 GDP, 기대수명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었지만 주관적 지표인 사회적 지지, 자유로운 삶의 선택, 관대성, 부패인식 등에서 낮다.

우리가 주관적 지표의 발전을 위해 시행하는 정책들은 무엇일까? 많은 학자들은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양적 발전보다 질적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양적 발전에만 집중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은 우리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다른 사람의 행복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한다.

청년들은 좋은 직장, 어른들은 돈과 승진만이 중요해졌다. 또 자신의 자녀들에겐 꿈을 꾸게 하기 보단 자신들의 가치를 주입시키려고만 한다. 우리들이 가지고 있던 소중한 사회적 자본들은 급격히 사라지고 사회전반에 불신이 늘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사이 한국은 외국인들에게 미국식 자본주의에 따라 경제성장을 빠르게 이룬 나라로 치부되어 버렸다.

뉴욕 지하철의 공연.
뉴욕 지하철의 공연.
9ㆍ11 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
9ㆍ11 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

세계의 많은 청년들과 대화의 결론은 자본주의는 소비를 가르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항우울제 복용률이 증가하고 새로운 활력을 찾기 위해 술, 카페인, 신용카드 등을 사용하게 된다.

노르웨이의 한 학자에 의하면 중독이란 게 결국 외로움에서 온다고 한다. 그래서 점점 개인주의화되면서 인간관계보다 좀 더 빠르게 충족될 수 있는 것들에 더 집중하게 된다고 한다.

사실상 우리들은 지금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갖고 싶은 것은 더 많아졌다. 과거보다 너그러워진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갖기 위해 서로 경쟁한다. 욕망을 충족시키는 삶이 성공의 표본이고 성실하게 일하고 주위사람을 배려하면 세상물정 모른다고 무시한다.

행복한 나라들에는 사실 공통점이 있었다. 대체로 믿을만한 정부를 가졌으며 자유와 평등이 실현되고 타인에 대한 신뢰 그리고 다양한 재능과 관심에 대한 존중이 가득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라는 연대의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권력이나 지위 같은 삶의 외형보다 자신에게 중요한 일상의 즐거움과 의미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개인이 행복하고 사회 조건이 개선될 때 우리는 온전하게 행복할 수 있다. 그들에게 배운 건 그 시작은 나여야 한다는 것, 그리고 가족 친구 회사 사회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행복이 보장받으려면 남의 행복도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우리의 행복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즉 행복한 나라들이 추구하는 건 개인의 행복이 아닌 공동의 행복이다. 지금 한국 정부가 내건 슬로건 역시 국민 행복시대라고 한다.

부탄의 5대 국왕 지그메 케사르는 왕권을 내려놓고, 행복 정책을 헌법으로 명시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정부의 의지가 아닐까? 정부의 의지는 사람들의 요구로 만들어진다.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 우리는 익숙한 삶에 그대로 머무를 수도 있고 아니면 삶이 더 고정되기 전에 변화를 택할 수도 있다. 우리가 더욱 만족스러운 인생을 이끌어야 한다면 지금이 새로운 것을 항해 출발할 시점이지 아닐까?

배움 26: 행복추구권은 우리의 소중한 기본권이다

행복여행가 김뻡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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