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중소기업의 비은행금융기관 대출금 잔액이 1년 새 25% 가까이 급증해 7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이 시중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금리 부담이 높은 제2금융권 등 비은행 기관에 손을 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중소기업의 비은행 기관 대출금 잔액은 72조1,634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7조8,171억원보다 24.8%(14조3,463억원) 증가한 것이다. 전월 70조2,887억원과 비교해도 중소기업의 비은행 대출금은 1조8,747억원 늘어났다.
기관별로는 상호금융에서 빌린 대출금 잔액(33조4,957억원)이 가장 많았다. 상호저축은행(21조9,488억원), 새마을금고(6조6,777억원), 신용협동조합(6,20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8월 기준 상호저축은행의 기업 자금 대출 가중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7.8%로 시중 은행보다 4.5%포인트 가까이 높다. 비은행 금리 부담은 이처럼 상당한 수준이지만, 정부가 앞으로 제2금융권을 포함해 비은행의 대출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어서 중소기업의 자금 대출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비은행 대출금 잔액 격차도 55조원 이상 벌어졌다. 지난 8월 대기업의 비은행 대출금 잔액은 16조6,814억원으로 중소기업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대기업도 올해 들어 대출금 잔액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매달 조 단위로 불어나는 중소기업에 비해서는 자금 압박이 심하지 않은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출금 문제 등으로 중소기업은 재무건전성이 악화하는 추세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2014년 부채비율은 158.46%로 전년보다 17%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