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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 회고록 신뢰성의 핵심 ‘싱가포르 쪽지’ 존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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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 회고록 신뢰성의 핵심 ‘싱가포르 쪽지’ 존재하나

입력
2016.10.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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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쪽지 소장 여부 질문에 “나중에 봅시다” 애매한 답변

‘남측 태도 주시할 것’ 쪽지 내용…북한 동향 보고로 해석될 여지

공개된다고 해도 진실공방 끝낼 열쇠는 못될 듯

2007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서 노무현 정부가 북한에 사전의견을 구한 뒤 기권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회고록을 쓴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007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서 노무현 정부가 북한에 사전의견을 구한 뒤 기권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회고록을 쓴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007년 11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배경을 둘러싼 진실 공방에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건네 받았다는‘쪽지’ 실체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쪽지가 존재할 경우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앞서 북한에 의견을 물어본 정황이 밝혀질 여지가 커 송 전 장관의 주장이 상당 부분 신뢰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쪽지 존재 여부가 중요한 것은 송 전 장관이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 에서 북한에 의견을 물은 결정적 근거로 묘사 되기 때문이다. 회고록에 따르면 2007년 11월 18일 회의록에서 인권결의안 논란이 계속되자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남북채널을 통해 북한 의견을 직접 확인해보자’고 제안했다. 이틀 뒤인 20일 아세안+3 정상회의가 열리는 싱가포르에서 백 전 실장으로부터 북한의 반응이 담긴 쪽지를 건네 받았다는 게 송 전 장관의 주장이다.

쪽지에는 “북남 관계 발전에 위태로운 사태를 초래할 테니 인권결의 표결에 책임 있는 입장을 취하기 바란다. 남측의 태도를 주시할 것이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송 전 장관은 기술했다. 이 같은 북한 반응이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북측의 의견을 물은 데 대한 ‘답변’이라는 게 송 전 장관의 주장이고, 여당이 남북 간 ‘내통’이라며 문제삼고 있는 핵심이다. 특히 당시 인권결의안 채택과 관련한 공식적인 남북 대화 기록이 없고, 문제의 18일 청와대 회의 회의록도 없을 가능성이 커 쪽지가 회고록 진위를 밝혀줄 거의 유일한 물증이다.

송 전 장관은 18일 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서울 삼청동 북한대학원대학에서 기자들과 만나 쪽지 여부와 관련해 “제가 근거 없이 썼겠나”라고만 밝혔다. 송 전 장관이 적어도 쪽지 내용의 요지를 필사한 메모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송 전 장관이 “모두 사실”이라며 회고록에 강한 자신감을 보인다는 점에서 당시 백 전 실장이 건네 준 쪽지 자체를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서 백 전 실장이 쪽지를 건넸고, 이후 백 실장이 자리를 떴다는 당시 상황을 감안하면, 송 전 장관이 대통령이 보는 자리에서 메모를 했을 가능성은 적다. 쪽지를 건네 받은 후 그대로 가지고 나왔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송 전 장관은 쪽지를 갖고 있느냐는 본지 물음에 대해 “나중에 봅시다”라는 애매한 답변을 보내왔다.

쪽지가 뒤늦게 공개되더라도 진실 공방이 끝나겠냐는 회의적 물음도 제기된다. "남측의 태도를 주시하겠다"는 쪽지 내용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주장하는 대로 북한의 반응을 취합한 동향 보고로 해석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전문] ‘송민순 회고록’ 논란의 제12장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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