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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축소 약속 ‘헌신짝’… 러시앤캐시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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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축소 약속 ‘헌신짝’… 러시앤캐시 꼼수

입력
2016.10.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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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40% 단계적 감축’ 조건 제시

뒤늦게 “1,000억원 더 감축하겠다”

‘대부업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2014년 OK저축은행을 인수한 대부업계 1위 러시앤캐시가 그간 소유주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대부업체에 장사 밑천을 대며 사실상 대부업을 적극 영위해 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를 관리ㆍ감독해야 할 금융당국은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등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러시앤캐시를 계열사로 보유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이하 아프로)은 예주ㆍ예나래 저축은행을 인수해 2014년 7월 OK저축은행을 출범시켰다.

당시 시장에선 대부업체가 저축은행 등 제도권 금융사를 인수할 경우, 고금리 영업이 우려된다는 반대여론이 높았다. 하지만 저축은행 사태로 부실 저축은행 매물이 쏟아지자 금융당국은 대형 대부업체에도 ‘조건부 인수’를 허용했다. 그 결과, 아프로는 당국에 ‘저축은행 건전경영 및 이해상충 방지계획’(이하 방지계획)을 제출했고 당국은 아프로 측이 방지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승인을 취소를 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아프로가 만들고 금감원이 확인한 당시 방지계획에는 ‘아프로 7개 계열사의 대부업 자산(2014년 4월말 기준 2조7,579억원)을 2019년까지 40% 이상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대부업에서 철수하겠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아프로 측은 또 방지계획 상의 대부업 자산은 ‘공정거래법상 계열사의 총 대부 잔액’이라고 적시했다.

하지만 아프로의 계열사들은 OK저축은행 출범 이후에도 최윤 그룹 회장의 누나와 동생들이 대주주로 있는 대부업체 ‘헬로우크레디트대부’에 1,000억원 가까운 대부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2014년 9월 아프로 계열사 엑스인하우징이 헬로우크레디트대부의 사모사채 180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작년엔 또 다른 계열사 예스에셋이 헬로우크레디트대부에 810억원을 대출하는 등 총 990억원을 지원했다.

이는 헬로우크레디트대부 총자산(작년말 기준 1,109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액수로 ‘가족의 대부업 밑천을 OK저축은행이 속한 아프로가 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헬로우크레디트대부의 대부잔액을 합산하면 금융당국과 약정한 감축 계획을 밑돌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윤경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헬로우크레디트는 공정거래법상 아프로의 계열사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애초 헬로우크레디트를 빠뜨린 채 작성한 방지계획은 원천 무효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문제가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면서도 “방지계획은 공정거래법과 무관한 영역으로 계열사를 특정하기 위해 개념을 차용한 것에 불과해 제 의원의 주장처럼 인수가 원천 무효라는 지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한편 아프로 측은 제 의원의 지적을 접한 뒤, “당초 대부잔액 감축 계획보다 1,000억원 정도를 더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17일 의원실에 전달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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