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허인혜 인턴기자] "네가 누구더냐?" "전하께서 만들어 가실 세상의 첫 번째 백성이자, 전하의 첫 번째 정인" "넌 내 세상을 가득 채운 '라온'이니라".
'구르미'의 결말은 박보검의 '내 사람'을 따라갔다. 이영과 홍라온의 궁궐 로맨스는 이제 시작이다. 열린 결말이지만 둘의 미래는 충분히 가늠할 수 있었다.
KBS2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이 18회의 장정을 마치고 18일 종영했다. 17회까지 이어졌던 이영의 '짠내' 로맨스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17회에서 세자빈 조하연이 건넨 약을 먹고 쓰러진 이영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세자의 운명에 '구르미'의 앞날도 걸린 상황이었다. 라온이 이영이 쓰러진 사실을 알고 급히 의녀로 위장해 궁으로 들어간 장면도 등장했다. '꿈속에서 라온을 본다'는 예고 덕분에 '인어공주 엔딩'을 생각한 팬들도 있었다.
이영의 사랑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정신을 잃은 와중에도 제게 찾아온 손길이 라온인 줄을 알아챈 것. 게다가 과거 왕가를 위험에 빠뜨린 사건과 비슷한 음모임을 깨닫고 김헌의 뒤를 밟는다. 세자의 칼자루는 라온을 지켰고, 김헌과 중전을 몰락시켰다.
다소 급박한 전개는 아쉽다. 중전과 김헌의 알력 다툼, 김윤성과 김병연의 사연 등 복잡하게 전개됐던 스토리가 한 회에 정리되다 보니 우연과 감정에 기댄 장면도 눈에 띄었다.
성공을 위해 소시오패스를 방불케 했던 중전이 버린 딸 아이에게 순간 모성애를 느끼는 모습은 개연성이 떨어졌다. 영은옹주의 도움으로 라온이 이영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를 발견하기도 한다. 중전과 김헌이 그렇게나 숨기려 했던 비밀은 엿듣기와 서신 발견으로 쉽게 드러났다. 김윤성의 일방통행 사랑은 예견됐지만 칼을 맞고 죽는 장면까지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
역적의 딸인 라온은 갑자기 죄를 씻었고 조하연은 세자빈에서 물러났다. 명은공주와 정도령도 이어졌다. 김병연은 이영을 멀리서 바라보며 '구름'을 다짐한다. 악인은 지옥행 급행열차를, 선인은 로맨스행 급행열차를 탔다.
'구르미'의 결말은 크게 세 가지로 점쳐졌었다. 마지막회의 이야기는 박보검이 부른 OST와 원작 웹소설의 줄거리 힌트를 닮았다. 박보검의 '내사람'에는 "세상이 우리를 외면하여도 이 손 놓지 않을 거예요"라는 가사가 담겼다. 원작 웹소설에는 왕이 세자가 시해 당한 것으로 꾸미고 궁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윤허해 궁 밖 로맨스를 이어갔다. 이영와 라온이 새드엔딩을 맞을까 마음 졸였던 팬들은 해피엔딩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두 번째 예상은 역사를 바탕에 둔 새드엔딩이다. 역사 속 효명세자 이영은 이른 나이에 요절한다. '구르미'는 역사보다는 청춘 로맨스라는 타이틀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예상은 현대물과 조화를 이룬 오프닝 영상을 보고 점친 '타임워프 물'이었다.
대세 배우 박보검과 김유정의 출연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구르미'는 3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높은 시청률을 사수하면서 동시간대 1위 자리도 내주지 않았다. 같은 시간에 붙은 SBS 월화극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이준기, 아이유의 화려한 스타 군단에도 '구르미'에 밀렸다.
'구르미'가 승기를 잡은 데에는 '보검 매직'의 역량이 컸다. MBC '해를 품은 달'에서 사극과의 케미스트리를 보여줬던 김유정의 덕도 높다. 김유정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구르미' 현장도 발 빠르게 알리며 팬들의 갈증을 채웠다. 원작 소설이 있어 탄탄하게 이어진 스토리와, 팬들이 '단짠 연출'이라 일컫는 '하루 꿀잼 하루 노잼' 전법도 의외로 먹혔다.
성적이 좋았기에 종영의 여운도 길다. 팬들의 아쉬움은 스페셜 별전으로 채우게 됐다. 오후 11시 10분 방송 종료와 동시에 85분간의 스페셜 별전이 연속 방송된다.
'구르미'의 종영을 맞아 주연 배우들의 행보도 숨가빠졌다. 박보검과 김유정은 우선 19일 오후 서울 사직로 경복궁에서 팬 사인회를 진행한다. 필리핀 세부로 포상 휴가도 예정됐다. 김유정은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개봉을, 박보검은 높아진 몸값에 광고와 화보 촬영을 앞두고 있다.
허인혜 인턴기자 hinhy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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