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다크호스’로 꼽히는 한국전력이 공격 삼각편대를 앞세워 홈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한전은 1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17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25-23 22-25 22-25 25-22 15-13)로 이겼다. 이달 초 코보컵 대회 결승전에서 KB손보와 맞붙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한전은 약 2주 만의 리턴매치에서 또 웃었다. 한전은 아르파드 바로티(25ㆍ29점)-서재덕(27ㆍ16점)-전광인(25ㆍ14점) 공격 3인방이 모두 제 몫을 했다.
두 팀의 맞대결은 경기 내내 팽팽했다.
세트스코어 2-2로 맞선 5세트에서 두 팀은 점수를 주거니 받거니 했다. 승부처는 9-9였다. 한국전력은 서재덕의 스파이크와 상대 아르투르 우드리스(26)의 범실, 바로티의 강타를 묶어 연속 3점을 따내며 점수를 12-9로 벌렸다. 이어 우드리스에 1점을 내줘 추격을 허용한 상황에서 한국전력 세터 강민웅(31)의 ‘신의 한 수’가 나왔다. 강민웅의 토스는 노장 센터 방신봉(41)의 깜짝 속공으로 이어졌다. KB손보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전력은 14-11에서 잇달아 2점을 내줘 14-13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KB손보 황두연(23)의 서브가 네트에 걸리는 행운이 이어져 15-13으로 혈전을 마무리했다.
우드리스는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6점을 쓸어 담았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트리플크라운(후위 공격ㆍ서브에이스ㆍ블로킹 각 3개 이상) 달성에 서브에이스 1개가 부족했다. 우드리스는 팀이 기록한 32개의 범실 중 절반인 16개를 기록하며 숙제를 남겼다. 토종 주포 김요한(31ㆍ4점)의 침묵도 아쉬웠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이 GS칼텍스를 세트 스코어 3-0(25-20 25-19 25-14)으로 일축했다. 현대건설은 3세트 초반 6-10으로 뒤진 상황에서 6점을 내리 따내 역전에 성공한 뒤 12-10에서 점차 격차를 벌려 경기를 끝냈다. 지난 시즌 공격 방향을 다양화한 토털 배구로 챔피언에 오른 현대건설은 속도까지 가미한 ‘스피드 배구’를 선보이며 기분 좋게 새 시즌을 시작했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현대건설 베테랑 라이트 황연주(30)였다.
황연주는 양 팀 합해 최다인 19점을 올리며 여자부에서 가장 먼저 4,500득점(4,503점) 고지를 밟았다. 서브 득점 5개, 후위 공격 5개를 성공한 황연주는 블로킹(2개 성공)에서 한 개가 부족해 트리플크라운 달성을 아쉽게 놓쳤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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