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여년 바다 위에서 살다가 김치를 만나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농업회사법인(유)새농네 소속 ‘새로운 김치(충남 논산)’의 서상술(56) 본부장은 지난 11일 서울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2016 대한민국 신지식인’ 농업 부문 상을 받았다.
서 본부장은 음악요법을 적용해 ‘살아 숨 쉬는 김치’를 제조한 게 높은 평가를 받아 신지식인 명단에 올랐다. 그는 음악요법의 긍정적 효과를 인정한 세계김치연구소의 ‘음악요법을 이용한 김치 발효의 품질특성 평가’ 보고서를 토대로 특허출원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는 보고서를 통해 음악요법을 적용하지 않은 김치보다 적용한 김치에서 단맛을 내는 만니톨과 과당, 효모가 배 이상 많다고 밝혔다.
서 본부장은 “중국 고대문헌을 보면 오래 전 이미 음악 치료가 이뤄졌고, 2차 대전 때도 음악 치료를 했다”며 “세계김치연구소와 4개월여 간 김치 숙성에 음악요법을 활용해보니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서 본부장은 사실 대학에서 선박기계를 전공한 뒤 23살부터 배를 탄 ‘마도로스’였다. 20여년 간 배를 타다가 뭍에서 살고 싶어 음식점을 운영했지만 경험이 없는 그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캐나다로 이민을 가 샌드오일(원 의미는 원유를 포함하고 있는 사암, 최근에는 유층에 존재하는 원유를 함유한 모든 암석을 일컫는다) 채취에 도전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선식 김밥’ 사업도 하려 했지만 시기상조라는 판단에 접었다. 서 본부장은 이후 서울 압구정동에서 식당을 열어 나름 성공을 거뒀다. 그는 이 과정에서 김치라는 음식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
서 본부장은 “영국 사람이 샌드위치에 김치를 넣어 먹더라. 발효음식이 장내 균형도 맞춰줘 몸에 좋기 때문이라고 했다”며 “생소하면서도 반갑고, 또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치즈와 와인 등을 수출입하는 스페인 사람이 한국의 김치를 얕봐 본때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6년여 전부터 김치와 씨름하던 서 본부장은 3년 전 투자자로 ‘새로운김치’에 합류해 김치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다.
서 본부장은 “김치는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음식”이라며 “항아리 숙성 등 전통의 맛을 살리는 동시에 새로운 시도를 더해 친숙하면서도 보다 세계적인 김치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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