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은 시스템의 혁명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speed)이다. 정부와 의회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재벌 또는 대기업은 거대한 물고기가 아니라 작은 물고기 조합으로 네트워크화해 빠르고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WF) 회장이 18일 여야 3당 비례대표 1번 의원모임인 ‘4차산업혁명포럼’ 주최로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대한민국’ 특별대담에서 산업ㆍ서비스ㆍ국가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해 이같이 정의했다.
슈바프 회장은 미국 정부와 연방수사국(FBI), 애플이 보안 문제를 놓고 겪은 갈등을 예로 들며 4차 산업 시대에는 정부와 의회의 역할 분담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옛것을 지키려는 정당과 새로운 변화의 문을 열고자 하는 정당 간 간극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이런 분리가 나타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폐쇄적 자세를 취할 것이냐, 개방적 자세를 취할 것이냐. 적응할 것이냐, 방어할 것이냐”라고 한국 경제에 화두를 던진 뒤 “기술이 진보될수록 이에 맞는 입법시스템이 마련돼야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슈바프 회장은 대기업 위주로 짜여있는 한국 산업구조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래의 한국 대기업은 협동조합이라든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물고기들의 조합이 돼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존 산업끼리 융합하는 것이다. 철강산업이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과 융합해 발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슈바프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교육제도의 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를 육성하려면 학교 시스템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탐구하고 대처능력을 터득하도록 해 개발자로서 창의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을 위해 우리는 맥락적 지성을 개발하고, 자기 탐험을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며 ‘페이스북’을 가장 모범적인 기업으로 꼽았다. 그는 “수평적인 시각에서 시스템 전체를 볼 수 있는 ‘시스템 리더십’과 ‘플랫폼 접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담에서 송희경 새누리당 의원은 “산업ㆍ서비스ㆍ국가 간 경계를 없애는 것을 방해하는 규제가 많다”며 “개인정보보호 규제 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프트웨어 교육, 창의 융합적 인재양성이 교육계에서 화두인 만큼 앞으로 우리나라 교육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은 “기술 혁명을 이뤄내는 새로운 미래가 한편으론 굉장히 기대되지만, 한편으론 두렵다는 생각도 든다”며 “협치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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