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활성화냐, 학생 안전이냐' 서울 학교시설 대립각

▲ 학교 운동장 모습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충남도는 도내 학교 시설 사용료에 대해 시ㆍ군 주민 모두가 60% 감면 혜택을 받도록 해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도교육청은 '충청남도교육비특별회계 소관 공유재산 관리 조례'를 일부 개정해 시행했다. 기존 조례에서 시ㆍ군별로 감면 혜택 차이가 있던 학교시설 사용료와 관련해 개정된 조례는 주민이 학교 시설을 복지 증진ㆍ생활체육 활동에 사용할 경우 누구나 100분의 60 범위에서 동일하게 감면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학교 시설 개방이 모든 지역에서 환영 받는 일은 아니다. 100세 시대를 대비한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지자체)들이 학교시설 개방을 통한 생활체육의 활성화를 적극 모색하고 있지만 서울시의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서울시 학부모 2만여명이 학교 시설 개방 반대에 서명했다. 연합회는 17일 '서울특별시립학교 시설의 개방 및 이용에 관한 조례' 수정 개정안에 대해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현장 의견을 수렴해 정리한 의견서를 서울시교육청에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2만1,502명 학부모의 학교개방조례 폐기 및 확대 반대에 대한 서명이 함께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는 학교 시설 개방이 각종 성범죄 등 학생들을 여러 안전사고의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고 학교 관리 및 위생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이다. 또 △학교시설 개방의 원칙(조례개정안 제3조) △사용허가 불허 사유 안내 방법(제6조) △사용료 징수대상 중 화장실 제외 의미(제4조) 등 서울시교육청의 3가지 세부 시행 기준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세부 시행 기준은 지난달 29일부터 개정 조례안이 시행되면서 이에 따른 학교 현장의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이 중 화장실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례개정안 제4조(사용료 징수대상)를 보면 일시사용에 따른 사용료를 징수할 수 있는 학교시설을 규정했다. 일반교실, 특별교실, 시청각실, 체육관, 수영장, 운동장, 그 밖의 학교 내 부대시설 등이다. 다만 그 밖의 부대시설에서 '화장실은 제외한다'는 단서조항이 붙었다. 현재 입법예고 중인 수정안에도 화장실 제외 조항이 그대로 적용됐다.

교육계는 수정안에서 해당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부분 교실 옆에 붙어있는 화장실 사용료를 안 받겠다는 건 사실상 학교 시설 전체를 개방하라는 뜻이라고 우려한다. 반면 서울시 측은 화장실을 무조건 개방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사용료를 징수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9일 학교 시설을 일반 시민에게 개방하는 것을 학교장의 책무로 규정한 학교 시설 개방 및 이용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29일 시행에 들어갔다. 개정안에서는 서울시교육감과 학교장이 학교 교육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학교시설을 개방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교육계의 거센 반발을 의식해 설명회를 통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지난주 각 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18일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설명회를 개최해 이해 당사자인 학부모, 교육관계자, 생활체육 관계자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고 알렸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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