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ㆍ발모양 형상화한 BI 공개
고가 탄생 1970, 보행길 2017 의미
바닥판 설치 끝내고 45% 공정률
편의시설 등 내년 4월 완공 예정
‘뉴욕에 고가공원 하이라인파크, 파리에 프롬나드 플랑테가 있다면 서울엔 고가 보행길 seoullo7017(서울로7017)이 있다.’
내년 4월말 완공돼 시민에 개방되는 서울역 고가 보행길의 새 이름이 ‘seoullo7017’로 결정됐다. 서울시는 18일 서울역 고가 보행길의 새 이름 ‘seoullo7017’과 이를 웃는 얼굴을 연상시키는 곡선형으로 디자인한 새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공개했다. 그간 ‘서울역 7017’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불리던 고가 공원화 사업이 구체적인 이름과 함께 공원보다는 보행로에 가까운 정체성을 명확히 한 셈이다.
seoullo7017의 서울로(seoullo)는 ‘서울을 대표하는 사람길’, ‘서울로 향하는 길’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에 서울역 고가가 탄생한 1970년과 보행길로 탈바꿈할 2017년을 동시에 나타낸 ‘7017’을 더했다. 국제적으로 통용 가능한 이름을 위해 길을 나타내는 ‘로(ro)’의 영어 표기에서 ‘r’을 ‘l’로 바꿔 연음법칙에 따른 자연스러운 발음 표기가 되게 했다.
BI는 645개 식재화분으로 채울 ‘녹색보행길’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초록색 기본 색상에 두 개의 소문자 ‘l’을 걷는 사람 발 모양으로 형상화한 모습으로 표현했다. 영문형이 기본형이며 한글형, 중문형도 만들었다.
이번 네이밍과 브랜딩 작업은 서울역 고가 본선 300m 전 구간에 설치된 가림막을 디자인한 베리준오(VERY JOON OHㆍVJO)의 재능기부로 이뤄졌다. VJO는 현대카드와 아모레퍼시픽 디자인을 총괄했던 디자이너 오준식씨가 이끄는 디자이너 그룹이다. VJO는 고가 가림막 디자인에도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한 바 있다. 오준식 VJO 대표는 “한국의 대형프로젝트가 하드웨어에 집중하느라 놓치기 쉬운 소프트웨어를 미리 디자인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서울시에 알리고 싶었다”고 재능기부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1970년 고속성장의 상징에서 2017년 녹색성장의 상징으로 변화하는 서울역 고가 보행로의 의미를 담고자 했다”며 “내외국인 모두에게 쉽게 전달되는 브랜드를 디자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에 발표한 BI를 보행길을 안내하는 각종 표지판과 보행길 시민편의시설 등에 적용한다. 다양한 형태의 응용 디자인을 활용한 관광 기념품 로고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시는 서울역 고가 보행길 공사는 고가 바닥판 설치와 강재 부분 보수보강을 마치는 등 약 4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바닥판 재설치는 고가 상판 철거가 끝난 후 7월부터 시작해 이달 초 마무리됐다. 교량 상부 구조물인 거더와 고가를 받치고 있는 철도횡단구간 교각 등 강재부분 보수ㆍ보강공사도 이달말까지 마무리된다. 시는 11월초까지 교각 전체에 대한 콘크리트 보수ㆍ보강을 끝으로 기본 공사를 마무리한다. 이후 2만4,000여주 수목을 식재하는 조경공사와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고가 상하부 편의시설 조성공사를 마치면 7개 방향 총 17개 보행길이 연결되는 ‘서울로7017’이 완성된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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