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재단 18일 본격 발굴 나서
동학농민혁명의 지도자인 ‘녹두장군’ 전봉준(1855~1895)의 것으로 추정되는 묘역에서 발굴조사가 추진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특수법인인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과 전봉준장군기념사업회는 전봉준 장군의 무덤이라고 전해지는 정읍시 옹동면 비봉리에서 18일 개토제(開土祭ㆍ토신에게 올리는 제사)를 지내고 발굴조사를 벌인다고 17일 밝혔다. 발굴조사는 전라문화유산연구원에서 맡았으며 동학혁명재단은 내달 발굴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보고서도 발간할 예정이다.
전봉준 장군 추정 묘역은 정읍시 옹동면 비봉리 한 야산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은 동학혁명 3대 지도자로 알려진 김개남 장군의 생가터(정읍시 산외면 동곡리)와 직선거리로 2㎞ 정도 떨어져 있다. 이곳은 오래 전부터 주민들 사이에 전봉준 장군의 무덤이라고 전해져 왔으며 30여년 전‘將軍天安全公之墓(장군천안전공지묘)’라고 새겨진 높이 1m의 작은 비석이 발견됐지만, 이 글귀 이외에 세워진 연대 등 다른 내용은 새겨져 있지 않다.
녹두장군 추정 묘역과 비석은 학계에 외면을 받다가 조광환 동학역사문화연구소장이 2013년에 쓴 책‘전봉준과 동학농민혁명’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일부 학자들은 전봉준 장군이 ‘천안 전씨’이고 ‘녹두장군’으로 불렸다는 점과 그의 무덤에 관해 주민들 사이에 전해오는 증언,‘소고당 가사집’ 등 일부 기록을 바탕으로 그의 묘비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지난 8월 25일 동학혁명재단은 동학혁명기념관에서 ‘전봉준 장군의 묘’를 주제로 한 워크숍을 열고 발굴조사와 연구방향 등을 논의했다.
동학혁명재단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는 동학농민혁명 최고 지도자인 전봉준 장군의 처형 이후 과정과 무덤에 관한 최초의 본격적인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전봉준 장군은 1894년 12월 순창에서 체포돼 서울로 압송된 뒤 이듬해 교수형을 당했으나 그의 묘에 관해서는 확인된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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